'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던 박신양의 명장면 BEST 3

입력 : 2016-04-29 09:21:43 수정 : 2016-04-29 1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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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절로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통쾌하고 또 애잔하다.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주인공 조들호(박신양)에 대한 이야기다. 힘의 논리에 구애받지 않는 그의 강단있는 모습은 분명 특별하다.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조들호의 주옥 같은 대사들과 명장면을 되짚어 봤다.
 
■ 세월호 사건으로 되돌아본 '침묵'의 위험성
 
'배효진 아동학대사건'을 맡게된 조들호는 배효진(송지인)이 몸담고 있던 유치원에 심각한, 그리고 뿌리 깊게 썩어 있는 문제를 발견한다. 바로 유치원 원장인 강자영의 횡포다.
 
권력과 물질을 모두 가진 강자영은 끝없는 욕심을 가진 인물이다. 아이들의 급식비로 써야할 유치원 운영비와 각종 지원금을 개인의 것으로 취하고 일명 '쓰레기죽'을 먹인다. 아이들이 배탈과 식중독에 걸리는건 당연지사.
 
이에 모잘라 강자영은 선량한 교사인 배효진에게 아동을 학대했다는 모든 누명을 씌우는가 하면, 이를 아무도 발설할 수 없게 모든 인물을 자신의 권력으로 포섭한다.


이후 공판에 나선 조들호는 이 같은 유치원의 비리에 아무도 증언을 하려하지 않자 분노했고 법정 가운데에 서서 침묵을 지킴으로서 울분을 대신했다. 이에 재판장은 "빨리 변론을 하지 않고 뭐하고 있냐"며 그를 재촉했다.
 
그러자 조들호는 기다렸다는 듯 "침묵을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지금 여기서 진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조들호는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증인으로 출석을 부탁했지만, '쓰레기 죽'의 존재를 알고 있는 그들은 아무도 이 자리에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침묵을 한다면 모두 함께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봤습니다. 침묵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습니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당일은 세월호 사건 2주기 직후. 조들호는 침묵이 가져다 주는 위험성을 역설하며 시청자들을 감동케 했다.
 
■ 약자에게는 따뜻한 대인배
 
'변지식 방화살인사건'에 임했던 조들호. 진짜 범인은 정회장(정원중)의 아들 마이클 정(이재우)이었다. 뺑소니 사고로 사람을 죽인 마이클 정을 위해, 정회장은 변지식에 방화 혐의 누명을 씌워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
 
이에 뺑소니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슈퍼마켓 할머니는 증인의 자격으로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녀는 치매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던 터. 원고 측 신지욱(류수영) 검사는 집요하게 이 점을 파고 들었다. 똑같은 뺑소니 사고로 친아들을 잃은 할머니의 트라우마를 자극해 치매 증상을 야기한 것.

그러나 조들호에게 재판에서의 승리보다 중요했던 건 아들을 향해 울부짖는 할머니였다. 조들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할머니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선사했다. 또 화투를 좋아하는 할머니에게 화투 두 장을 쥐어주며 손을 꼭 붙잡았다.
 
이내 의식을 되찾은 할머니는 신지욱을 향해 호통을 치며 맑은 눈빛으로 증언을 이어갔고 결국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재판에서의 백미는 노란 우산이었다. 조들호는 마이클 정 차량의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우산을 펴들고 재판장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이를 본 할머니는 해맑은 목소리로 "비광이네"라고 말했고 법정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 '갑'에게 당당했던 조들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극 내내 조들호를 가장 괴롭히는 배후는 대화 그룹의 정회장(정원중)과 그의 아들 마이클 정(이재우)이다. 조들호는 대화 그룹의 세력들이 자신의 아끼던 동생 강일구(최재환)에게 살인 혐의를 뒤짚어 씌우려고 했다는 것도, 변지식 방화살인사건의 배후라는 것도 알고 있다.
 
감자탕집 명도 소송사건도 또 그들이었다. 마이클 정은 30년 동안 한 가게에서 감자탕을 팔아온 할머니를 재건축 명분으로 몰아내고 자신의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했다.
 
해당 감자탕 집의 단골 손님이었던 조들호는 이들을 돕기로 마음 먹었지만 만만치 않은 배후 세력에 복잡한 심정을 느끼고 한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

조들호는 "이 평화로운 마을에 소란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을 몰아내고 쇼핑몰을 짓는다. 재건축을 하게 되면 상인들을 법적으로 지켜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대화 그룹과 정면으로 싸운다는 건 분명 위험한 일이였고 용기도 필요했다.
 
그러나 조들호는 정의를 택했다. 그는 "정회장. 대화 그룹. 그리고 마이클 정. 이런 것을 악연 중의 악연이라고 한다. 악연도 피할 수 없을 땐 즐겨야 한다"고 되뇌이며 세상의 '을'들을 향한 메시지를 날렸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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