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조선업계 전체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16%가량 줄어든다는 전망이다. 4월까지의 전체 수주량이 단 5척에 불과할 정도로 수주절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재무부로부터 환율 조작 여부의 ‘관찰대상’으로 분류됐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외환당국의 정책을 감시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진 환율 시장에서 우리 스스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이 같은 작금의 상황은 외화수입과 유동성 확보에 상당한 차질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또 하나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카지노사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카지노는 법적으로 관광산업이자 외화획득용 용역업이다. 관광산업은 정부가 발표한 집중육성 대상 서비스산업 중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그 중 외국인전용 카지노산업의 파급효과는 지대하다.
카지노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순수 인적 서비스 산업이다. 외화가득률(93.7%)이 높고 인적 자원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 타 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월등하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 특성상 안성맞춤이다.
한국카지노관광협회에 따르면 2015년 카지노 이용객은 261만 3천620명으로 전체 외래 관광객의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관광수입은 동일 기준 7%에 불과했다. 이는 카지노산업이 외화수입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많다는 뜻이다. 이에 정부는 인천 영종도와 제주도에 외국계 자본유치를 통한 복합리조트형 외국인전용 카지노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 중이다.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영종도 3곳의 복합리조트가 건설될 경우 운영 5년차까지 40만 7천명의 직간접 고용이 유발될 예정이다. 또 현재 65.3%의 국내 고용률은 67%까지 오를 전망이다.(산업연구원 발표, OECD 기준)
이처럼 카지노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막대한 산업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카지노 소비자들인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지난해 말까지 ‘내국인용 카지노나 복권의 광고물에는 사행심을 부추기는 내용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5조(금지광고물등)가 있었다.
그 중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외화획득용 관광산업, 중독예방치유부담금 납부 제외, 입장세 면제 등 산업 성격과 정책 목적이 타 사행산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불합리한 점이 있기에 해당 법안에서 제외됐다.
2015년말 까지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제5조 금지광고물등)에 ‘내국인용 카지노나 복권의 광고물에는 사행심을 부추기는 내용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외화획득용 관광산업인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타 사행산업과 산업 성격과 정책 목적이 전혀 다르다. 때문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불합리한 점이 있어 법 조항에 ‘내국인용’ 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그래서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중독예방치유부담금 납부, 카지노 입장세를 면제받고 있다.
그런데 행정자치부는 문화체육관광부나 카지노업계와 한 마디 대화 없이 사행심을 부추긴다고 보기 어려운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이미지 및 안내 광고까지 옥외광고 금지물에 포함시켰다. 행자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월 6일 일방적으로 공표했다. 현재는 7월 7일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국인전용 카지노 광고는 옥외 이미지 및 안내표시 외에는 별다른 마케팅 수단이 없다. 중국 내에서 카지노 광고는 불법이다. 또 필리핀과 러시아 등 주변 경쟁국의 복합리조트 카지노 확충에 따라 고객 유치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현재 유일하다시피한 마케팅 수단이 금지된다면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입는 피해는 그대로 외국인관광객 유치 감소, 외화수입 감소, 관광산업 침체, 현재 매출의 10%를 납부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 감소로 이어진다.
영종도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따르면 자사 일본 관광객의 9%, 중국 관광객의 18%가 옥외광고를 통해 카지노의 존재를 인지하고 방문을 결정한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광고영향을 직접 받는 매스(마케팅 대상 불특정다수)시장 매출액의 연평균 14%(약 10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문체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은 2006년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4.5조원의 매출액, 1천234만명의 외래관광객 유치, 관광산업발전기여금 7천267억원 납부 등의 실적을 올려왔다. 하지만 옥외광고가 불가능해지면 연간 102만명의 카지노 관광객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GKL 1년 전체 매출액의 21.5%인 1천200억원, 관광산업발전기여금 192억원 감소로 이어진다(2016년 GKL 목표매출액 및 입장객 기준).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주재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해 도출된 ‘2017년까지 관광경쟁력 15위권 진입 목표’에도 걸림돌이다. 또 경제자유구역특별법, 기업도시 개발특별법 등을 통해 해외자본 유치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려는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 정책과도 상충된다.
해외자본과의 마찰도 우려된다.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투자한 외국자본의 경우 마케팅 규제로 인한 수익 감소로 이의제기를 할 수 있으며, 이는 통상마찰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중국 내 카지노 마케팅은 불가능하며 일본 내에서도 홍보에 있어 일부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옥외광고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홍보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하면서도 유일하다시피한 수단이다.
때문에 카지노업계는 외국인들의 동선을 고려한 지역의 사전심의 허가제를 통해 외국인전용 카지노 옥외광고 일부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현재 명동 동대문 등 면세점 입지 지역과 강남·이태원 등 주요 관광지, 공항·항만 등 시설의 유동인구는 60%가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라며 "이처럼 고려될만한 지역을 카지노 관련 산업 사업자들과의 충분한 대화와 심의를 통해 지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광고에 칩스, 카드 등 카지노 오브제 및 한글 표기를 제거해 외국인전용이라는 점과 카지노를 연상시키지 않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방안도 있다"고 전했다.
카지노 외래 관광객 1명을 유치하면 반도체 76개 혹은 TV 4대를 수출한 것과 동일한 경제효과를 가져온다. 또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게임장소와 오락시설을 제공해 체재기간 연장 및 소비 지출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관광 상품이다. 박근혜 정부가 목표로 삼는 고용률 70%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산업 중 한 가지다.
현재 외환 관리나 낮은 취업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외국인전용 카지노산업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 정부는 카지노산업을 억압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방적 개정을 철회하고 발전적 방안을 위해 관련 산업 종사자들과의 대화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박홍규 /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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