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커를 잡아라, 영종도 복합리조트 개발에 거는 기대

입력 : 2016-03-15 2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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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 혹은 '녹색산업'이라 불린다. 무엇보다 공해 없는 친환경 산업인데다 높은 부가가치를 빚어낸다. 외화 가득률 역시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으니 효자가 아닐 수 없다. 삼면이 바다이고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로선 장려하고 육성해야 할 부문이다.

요즈음 서울 한복판 명동을 나가보면 중국인 관광객(遊客, 유커)들로 넘쳐난다. 이런 분위기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이나 제주 등지도 마찬가지다. 한때 엔저 현상이후 인산인해를 이뤘던 일본사람들 대신 유커들이 몰려오고 있으니 관광업계로선 그야말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표정이다

유커들은
'통 큰 지갑'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해외를 찾은 중국인은 모두 12천만 명으로 이들이 해외에 뿌린 돈은 1인당 평균 1만 위안(180만원). 전체적으로 12천만위안, 한화로 무려 220조원을 썼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볼 때 지난해 한국을 찾은 유커 600만 명이 쓴 금액은 약 11조원을 웃돌 만큼 엄청나다. 유커들이 국내에서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길 것이 많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카지노가 추가 설치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 정부는 인천 영종도에 조성 예정인 복합리조트 단지에 국내 업체인 파라다이스와 리포&시저스를 사업자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달 또 다른 국내 기업인 인스파이어를 추가 사업자로 선정했다.

복합리조트(IR: Integrated Resort)는 카지노 외에 호텔 및 레스토랑, 컨벤션, 테마파크, 공연장, 레크레이션 시설, 쇼핑센터 등을 함께 모아 개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마디로 미국의 라스베가스와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장점을 골라 이를 특정 지역에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원 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16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다. 새로 3곳이 추가되지만 파라다이스는 인천 카지노를 이전하는 형식이라, 모두 18곳이 된다. 이럴 경우 유커를 포함한 관광객들이 통 큰 지갑을 풀 공간이 추가로 마련되는 셈이다

물론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관광객들은 매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외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연구(‘계량기법과 질적 기법을 이용한 복합리조트 카지노 수요예측’ , 경희대 이충기 교수, 20157)에 따르면 올해부터 향후 5년 후인 2020년까지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카지노 이용객도 당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논문에서 우리나라 전체 복합리조트 카지노 이용객은 2017280만 명, 2018306만 명, 2020356만 명으로 예상됐다. 이 중 영종도 복합리조트 카지노만 떼어놓고 보면 2017129, 2018141, 2020164만 명 등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카지노 증가에 따른 일부의 우려도 없지 않다. ‘3곳 증가가 과연 적정 한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충기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20172.6개소, 20182.8개소, 20203.3개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카지노 전문가 패널을 통한 조사 역시 결과가 비슷했다
. 평균 경력 18년의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복합리조트 카지노 적정 수는 평균 2.2개소로 나타났는데, 2개소 21(67.7%) 3개소 7(22.6%) 1개소 2(6.5%) 등이었다

또 이들에게 `복합리조트'에 대한 질문 결과 `2개소 운영 후 추가 허가 여부 결정'17(54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적절' 9(29%), `부족' 3(9.7%), `과다' 2(6.5%) 순이었다이는 현재 결정된 복합리조트 2개와 추가 선정 1개와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 복합리조트 카지노 시장의 경쟁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마카오,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러시아 등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다. 우리만의 장점을 갖춰야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그만큼 복합리조트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의지 등 민관 합동작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여행, 레저 등 복합리조트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간 연계성도 부족해 보인다. 공적인 부분인 관광공사를 비롯해 관광, 레저, 문화 등의 업체들이 부족한 곳을 채우면서 서로 손을 잡고 나아간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다행히 중국인 관광객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복합리조트 수요로 연계시킬 대책이 요구된다.

먼저 카지노 업계는 지금까지 한정된 시장을 두고 벌였던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고객확보 영업방식을 개선해야해야 한다. 정부 역시 매출의 10% 달하는 관광진훙개발기금 납부로 카지노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무작정 외면해선 안 된다.

기금납부자에 대한 혜택은 전혀 없이 2500억 원 상당을 매년 거둬들이기만 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을 국내 카지노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고객 확충을 위한 홍보, 종사원 교육, 자질 향상을 위한 사업에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아무튼 씀씀이가 큰 유커들이 몰려오고 있는 지금, 정부는 카지노업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관련 공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카지노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홍규 /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사진 = 20177월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들어설 파라다이스시티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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