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365억엔 들여 인수한 日글룹스…손상차손만 벌써 '336억엔'

입력 : 2016-05-12 17:33:44 수정 : 2016-05-12 17: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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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한 글룹스로 '골머리'…日매출 13분기 연속 '뒷걸음질'

"글룹스 인수를 통해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 (최승우 전 넥슨 일본법인 대표. 2012년 10월)
 
넥슨그룹의 일본 모바일게임사 글룹스 인수 각오가 헛구호로 전락할 지경이다. 성장은 커녕 계속되는 주식가치 하락으로 넥슨그룹의 이익 실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 매출은 이 회사 인수 이래 단 한 번의 반등 없이 13분기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12일 넥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1분기 연결기준 '히트' 등 국내 모바일게임 흥행과 중국 '던전앤파이터' 선전으로 작년보다 11% 늘어난 574억9700만엔(한화 5977억원)의 매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일본 게임사 글룹스 투자실패에 따른 손상차손(226억엔)이 반영되면서 작년보다 83% 줄어든 37억300만엔(한화 38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넥슨의 일본지역 분기별 매출
특히 글룹스 인수를 시작으로 야심찬 시장 확대를 꿈꿨던 일본지역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글룹스 인수 직후 32억엔에 불과했던 넥슨의 일본 2012년 3분기 매출은 같은 해 4분기 100억엔 대로 수직상승한다. 2013년 한 해 동안 90억~80억엔 대 분기매출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2014년에는 60억엔 대, 지난해에는 40억엔 대까지 내려 앉았다.
 
올 1분기 역시 전기대비 3.8% 빠진 45억6100만엔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넥슨이 글룹스를 인수하기 전 30억엔 대의 분기매출을 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 인수에 따른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
  
넥슨이 365억엔(52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글룹스는 주로 피처폰 모바일게임을 통해 성장해 온 기업이다. 그런데 넥슨이 인수한 이후 일본 모바일게임 환경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른 속도로 넘어간 데 반해 글룹스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실적 또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여파로 넥슨은 2014년 4분기 글룹스에 대한 손상차손 110억엔을 반영하기도 했다. 올 1분기 손상차손분까지 더하면 336억엔에 달한다. 넥슨이 글룹스를 인수한 가격은 365억엔이다.
 
손상차손은 투자한 주식의 실제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크게 낮아질 때, 그 차액을 손실로 반영해주는 것을 말한다. 1분기 글룹스의 손상차손 반영 배경은 신작 타이틀 '라플레이스 링크'의 출시 지연 등 성장동력 부재에 따른 이유가 컸다.
 
넥슨 관계자는 "1회성 비용인 글룹스 손상차손이 반영되면서 당사 전망치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글룹스 손상차손액 226억엔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회사 전망치(186억~222억엔)보다 높은 263억엔"이라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2012년 10월 모바일게임 사업 강화를 위해 글룹스의 지분 전량을 365억엔에 인수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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