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경기에 나선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시즌 8호 스리런 홈런과 첫 3안타를 터트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와 함께 구단 역사상 최초의 신인 대타 2홈런,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3안타, 4타점, 타율 3할 돌파 등 의미있는 기록들도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서 6회초 애덤 린드를 대신해 경기에 나서 시즌 8호 홈런포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폭발했다.
시애틀도 이대호의 활약을 앞세워 2-12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16-13으로 역전하는 기적같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이대호는 샌디에이고가 우완 선발투수 콜린 레아를 내세워 교체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4-12로 뒤진 6회초 1사 1,2루에서 좌완 투수 브래드 핸드가 올라오자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지체 없이 린드 대신 이대호를 타석에 세웠다.
서비스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이대호는 핸드의 5구 커브가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통타해 좌월 3점포로 연결시켰다. 시즌 8호 홈런이자 대타로는 두 번째 홈런. 이는 시애틀 39년 역사상 최초의 신인 대타 2홈런이었다.
불붙은 이대호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9-12로 뒤진 7회초 2사 1,3루에서 이대호는 지난 경기에서 7호 홈런을 기록한 우완 브랜던 마우러와 재회했다.
마우러는 이를 의식한듯 계속 낮게 공을 던졌다. 결국 풀카운트를 만들어낸 이대호는 6구 96마일 낮은 스트라이크를 밀어치며 우익수 앞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로써 이대호는 메이저 진출 후 첫 4타점 경기와 2경기 연속 멀티히트라는 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이후 이대호는 후속타자들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홈까지 밟는 데 성공했다.
8회초 마지막 타석까지 이대호는 매서운 타격감을 보였다. 바뀐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깔끔한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3안타 경기를 만들어낸 것.
3안타 경기도 4타점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 처음이었다. 또 이번 안타로 타율을 0.275에서 0.301까지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3할대를 돌파했다.
이날 이대호의 활약과 함께 중계화면에는 2천400만 달러 연봉의 팀 동료 로빈슨 카노가 이대호의 땀을 익살스럽게 닦아주는 모습도 잡히며 야구팬들의 기분을 즐겁게 만들었다.
사진=시애틀 매리너스 트위터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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