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산 사람 뿐 아니라 판 사람까지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에 위헌 심판을 제기했던 여성이 결국 성매매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착취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성을 판 사람도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에 항의했지만 헌법재판소는 결국 합헌 결정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박진영 판사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5, 여)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2년 7월 동대문구에서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월 재판을 받았다. 이때 김씨는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 제 21조 1항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해당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로 규정해 성을 사고판 사람 모두를 처벌토록 했다.
 
당시 김씨는 성매매 외 생계수단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재판부는 국가의 착취나 강요 없는 성인 사이의 성행위까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김씨의 신청을 받아을여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이에 김씨의 재판은 헌재의 결정이 날 때까지 중단됐다.
 
결국 헌재는 지난 3월 재판관 중 합헌 6, 위헌 3으로 의견을 모았고, 김씨의 형사 재판도 재개됐다.
 
박 판사는 "김씨가 상당히 오랜 기간 성매매를 해오면서 여러차례 같은 죄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고, 기소 후에도 최근까지 성매매를 하는 등 여러 요소를 참작했을 때 약식명령 벌금액(100만원)보다 더 낮은 액수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성판매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에 관하여는 많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의 성행위라 할지라도 그것이 외부로 표출돼 사회의 건전한 성 풍속 등을 해칠 경우에는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하고,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에 비추어 볼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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