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 "특별했던 '딴따라'…한단계 성장했다"(인터뷰)
입력 : 2016-06-29 10:01:12 수정 : 2016-06-29 11:24:35
스무 살의 나이에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뒤, 배우로서 네 번째 해를 맞이했다. 서강준 이태환 유일 강태오 등과 함께 배우그룹 서프라이즈 멤버이자 드라마 '화정' '아름다운 당신' 등에 출연했지만, 배우 공명의 이름은 아직 대중에게 낯설다.
적어도 지난 4월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에서 천재 기타리스트 카일 역을 맡은 공명은 까칠하면서도 낙천적인 캐릭터를 완성도 있게 소화하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최근에 물건을 사러 마트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한 여성분이 저를 알아보고 사인을 해달라는 거예요. 그 전에는 드라마 촬영장 주변에서 가끔 알아봐 주시는 정도였는데…. 신기했죠.(웃음)"
그도 그럴 것이 앞서 공명이 출연했던 MBC '화정' '아름다운 당신'의 경우, 비교적 많은 출연진이 등장하는 데다가 신예 배우인 그에게 주어진 분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딴따라'는 달랐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첫 미니시리즈인 것은 물론, 카일(공명) 또한 드라마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공명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딴따라'는 확실히 이전보다 특별했다"며 "주변의 많은 분이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셨고, 카일의 비중도 꽤 컸기 때문에 체감되는 것이 다르더라"고 돌아봤다.
애착을 가졌던 작품인 만큼 종영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공명은 "우연히 '딴따라' 마지막 촬영 날, 카일의 마지막 모습을 촬영했다"며 "OK 사인이 떨어지자 아쉬운 감정이 밀려오더라"고 말했다. 18부작의 호흡이 유난히 짧게 느껴졌다고.
특히 카일과 공명은 이상하리만치 잘 맞았다. 그의 연기가 호평받았던 이유도 이같은 맥락을 함께한다. 이에 대해 공명 또한 "연기가 정말 편안했다"며 공감했다. 그리곤 그 이유를 자신과 캐릭터의 싱크로율로 꼽았다. 그는 "실제로 긍정적인 성격의 내 모습과 카일이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한다"며 "투덜거리면서도 순수한 카일의 매력을 예쁘게 봐주셔서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공명이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한 혜리 강민혁 엘조 이태선 안효섭 등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또래다. 때문에 카메라 밖에서도 즐거웠고, 또 편했다. 공명은 촬영 현장을 "친구들과 노는 기분"으로 비유하며 "오죽하면 계속된 웃음에 촬영이 진행되지 않아 서로를 꼬집어주기도 했다"며 웃었다.
아직은 연기 내공이 많지 않은 이들을 이끌었던 '멘토'는 극 중 연예기획자 신석호 역을 맡은 배우 지성이었다. 공명은 지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정말 감사드린다. 아마 모든 출연진들의 생각도 같을 것"이라고 말하며 지성의 노력을 짐작케 만들었다. 그는 "극 중 역할처럼 실제 기획사 대표님이 돼 젊은 배우들을 챙겼다"며 "진심이 느껴졌고 정말로 따뜻했다. 덕분에 현장도 화기애애 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드라마의 결말도 이같은 분위기를 따라 딴따라 밴드가 꽃길을 걷는 내용으로 끝마쳤다. 극 중 카일이 성장한 것 처럼 공명 또한 느끼는 점이 분명히 있다.
"많은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많은 고민이 있었던 작품 초반과 달리,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 도중 '편안함'을 느꼈어요. 그러고보니 한 단계 발돋움 한 것 같아요.(웃음)"
■ "서강준은 자극제…여운 남기는 배우 되고파."
배우 그룹. 아직은 생소한 단어다. 공명은 서강준을 비롯해 유일 이태환 강태오와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그룹 결성 초기 진행했던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활동은 아직 없지만, 이들은 여전히 한 숙소에서 살을 맞대고 생활하고 있다.
공명은 "멤버들이 아무리 바빠도 잠 잘 때에는 숙소에 들어오니까 항상 얼굴은 보고 산다"며 "함께 있으면 쇼파에 누워 TV를 보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 평범한 대학생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서강준은 멤버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tvN '치즈인더트랩', MBC '앙큼한 돌싱녀' 등에 출연하며 93년생을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tvN '안투라지'에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공명은 서강준에 대해 "부럽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라며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극제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는 시기 질투가 정말 없다"고 웃은 뒤 "멤버들에게 좋은 자극제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공명 또한 최근 tvN 새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생애 첫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그러나 좀처럼 들뜨지 않는다. 아직은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는 그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감사한 마음으로 진실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공명의 작은 바람이다.
그는 "연이어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며 "어떤 역할이든 나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주어진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시청자 분들이 예뻐해주실 것 같다"며 웃었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때 쯤 그의 이름에 대해 흥미로운 후일담을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본명은 김동현이다. 공명은 "제갈공명에서 따왔다"며 "그의 지혜처럼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도 현명하고 지혜롭게 역경을 헤쳐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한 뒤 "정감이 간다"고 환하게 웃었다.
딴따라밴드 속 카일처럼 '꽃길'을 걷기 위한 예열작업에 들어선 공명. 그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결코 얕지 않다.
"제 연기를 보고 처음 경험하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감동을 주고 여운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강민지 기자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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