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이 저예산 영화의 연출부에서 천만 감독이 되기까지의 경험을 대학생들에게 진솔하게 털어놨다.
지난 4일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CGV시네마클래스에 강연자로 참석한 최 감독은 '영화연출론'을 주제로 자신만의 생각을 펼쳐놓았다.
'범죄의 재구성'(2004년)으로 데뷔해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 등을 흥행시킨 최 감독은 이날 미래 영화인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연출 철학을 전했다.
그는 예비 영화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연출부를 하면서 영화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시나리오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쓰면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계속 쓰다 보니 늘었고, 연출부가 끝날 때는 시나리오 10편이 완성되어 있었다. 불쏘시개로 쓸 지언정 계속 써야 한다"고 계속 써야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최 감독은 소설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수많은 소설 속 관찰자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지 알아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맞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타짜', '도둑들', '암살' 등의 시나리오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혔다. 그는 극작가이자 감독인 찰리 카우프만의 "구조를 복잡하게 바꾸면 이야기는 새로워 보인다"라는 말로 "캐릭터가 많아야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달라 보이고 뻔해 보이지 않는다"며 캐릭터가 많은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암살'의 스토리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아래 서브 플롯을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최 감독은 "일상 속 농담과 술집서 들은 말을 많이 기록한다. 대사는 자기 말투나 자기 식으로 쓰면 안 된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도 건넸다.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은 힘든 과정이지만 흔들리면 안 된다. 플롯 공부를 열심히 해라"는 충고와 "실제로 나도 매일 수많은 유명 감독들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공부하고 있다"며 자신도 여전히 공부하고 있음을 전해 예비 영화인들을 응원했다.
준비된 시간을 넘는 강의가 끝나자 수강생들은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과 소재를 발생시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좋았다", "질문에 성실하게 답해 주셔서 감사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CGV시네마클래스는 CFV아트하우스가 영화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2014년부터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영화 입문학 강좌로, 현재 5기가 진행중이다.
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오달수, 영화 '차이나타운' 제작사 폴룩스픽쳐스 안은미 대표, '아가씨', '베테랑', '명량' 등을 투자·배급한 CJ E&M 권미경 상무 등등 영화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미래 영화인들의 꿈을 응원한다.
사진=CJ CGV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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