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이어 국회에서도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을 축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을 중심으로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15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 검토보고'에서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 비중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며 과세기반 부실을 우려하며 세액공제·연말정산 등에 따른 면세자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예결위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자 비중은 48%로 2014년(48.1%)과 비슷한 수준으로 납세자 2명 중 1명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결위는 "세제변화에 의한 비과세소득, 소득공제·세액공제 등이 확대되면 면세자가 증가해 장기적으로 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후보자였던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면세자 축소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정부도 면세자 증가가 연봉 4천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몰려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4∼2015년 국세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3년 세법 개정 이후 2014년 연봉 4천만원의 고소득자 중 면세자는 전년보다 11∼14배나 증가했다.
유 부총리는 "저소득층 면세자를 줄이면 누진 세제 때문에 고소득층도 영향을 받게 돼 고소득층이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제 개편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한 네티즌은 한 온라인 사이트에 "서민들 지갑에서 세금 털어갈 생각말고, 재벌들 면세 혜택을 줄여라"라는 항의성 글을 게시해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직장인들은 각종 소득공제 항목이 대거 세액공제로 전환된 뒤 처음 이뤄진 지난해 연말정산(2014년 귀속) 때도 반발해 정부의 보완대책 발표가 이어지는 등 ‘연말정산 대란’이 벌어졌다.
국회도 반대 여론을 의식해 고소득자 중심 면세자 줄이기에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예결위는 "세 부담이 일부에 집중되는 것은 중장기 세제운용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진=국회 제공
이동훈 기자 rock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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