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혜를 향한 김래원 윤균상의 경쟁이 시작됐다. 다시 등장한 지수는 목숨을 잃을 위협에 빠지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1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는 국일병원 인물들의 본격적인 사각 로맨스, 그리고 각각의 감정들이 섬세하게 그려졌다.
앞서 공중전화 박스에서 지홍(김래원)과 키스를 나눴던 혜정(박신혜)은 놀란 것도 잠시, 입을 황급히 떼고 도망갔다. 지홍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어릴 적 부모님의 파혼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던 혜정에게 남여간의 사랑이란 불완전하고 두려운 존재였다.
지홍은 도망치는 혜정을 붙잡았다. 그리곤 그녀의 마음에 내재된 감정을 정확히 표현했다. 그는 "나도 처음에는 도망갔었어 너처럼. 너는 움직이지마. 사랑은 아는 사람이 움직이는거래. 모르는 사람은 움직이지마"라는 진실된 말로 그녀를 안심시켰고, 혜정 또한 편안한 감정을 느꼈다. 지홍의 진심이 통했던걸까. 이후 두 사람은 눈만 마주쳐도 꿀이 떨어지는 눈빛과 미소로 서로를 쳐다보며 장밋빛 미래를 예감케 했다.
윤도(윤균상)을 향한 서우(이성경)의 '고백의 벽'도 이젠 허물어졌다. 서우는 병실에서 만난 윤도에게 "전에 좋아한다고 했었지? 거짓말이야, 사랑해"라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나 윤도의 마음에는 이미 혜정이 들어와 있었다. 역적으로 느껴졌던 혜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에 빠져들었던 그다.
서우는 13년 전처럼, 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간 인물이 혜정이라는 사실에 무너지고 말았다. 윤도가 혜정에 대한 마음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자 "왜 하필 혜정이야?"라며 다시 시작된 악몽과 같은 기억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일수록 서우는 점점 작아졌고, 낮아질 뿐이었다.
혜정을 향해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지홍과 윤도의 구도도 돋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흥미롭게 느껴졌을 만큼 이날 방송 최고의 백미였다. 시기와 질투로 무장한 보통의 관계와는 달리 티격태격 귀여운 케미를 보이며 시청자를 웃음짓게 만든 것.
두 사람은 우연한 동반 출근길에서도 "어색한데 노래나 틀까요" "책 읽으면 안어색하지 않을까?"라는 대화로 어정쩡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혜정의 친구 수철(지수)이 등장해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자 멀찌감치 지켜보며 은근한 동질감을 느껴 웃음을 자아냈다. 어찌됐든 두 사람은 '착한 경쟁'에 본격적인 불씨를 지폈다.
할머니 말순(김영애)에 대한 혜정의 의문점도 실마리를 찾았다. 앞서 지홍에게 부탁해서 받아낸 수술 기록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간소화돼 있던 것. 지홍마저 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열람 등급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혜정의 의구심은 커져만 갔다. 결국 모든 실마리가 있는 분원 마취과 의무기록실을 찾겠다고 생각하며 숨겨진 진실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
이후 지홍과 혜정은 각각 새로운 기회와 위기를 맞으며 또 다른 에피소드의 전개를 알렸다. 지홍은 런던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이수정의 주치의를 맡게됐다. 알 수 없는 수전증으로 인해 선수생활에 위기가 생겼던 상황에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것. 검사를 해봐야 치료를 장담할 수 있다는 지홍의 말에 믿음을 갖지 못하던 이수정이었지만, "원래 잘하는 의사들은 끊임없이 의심해요. 그래야 실수를 안하니까"라는 지홍의 소신 있는 발언에 그를 믿게됐다.
혜정은 기쁨과 절망을 동시에 맛봤다. 13년 전 자신이 가장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주던 수철(지수)이 반가운 모습으로 나타나 함께 과거의 추억을 곱씹으며 즐거운 시간을 나눴지만, 함께 식사를 하러가던 도중 지수가 탄 오토바이가 교차로에서 사고가 나 쓰러지게된 것. 때마침 지홍과 전화 통화를 하며 지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혜정은 소리를 지르며 경악, 눈물을 흘렸다.
1회와 2회 존재감을 보였던 수철의 재등장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나 싶었지만, 목숨을 잃을 위기에 빠지며 그를 살리기 위한 혜정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
또 다른 불안감도 남겼다. 국일병원 부이사장 성종(전국환)과 그 아들 명훈(엄효섭) 등이 국회의원과 함께 은밀한 식사 자리에서 의료법 개정안을 약속받으며, 앞으로 닥쳐올 위기에 대한 암시를 남겨뒀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수정 선수에 대한 지홍의 수술 성공 여부다.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수술인 만큼 대중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이사진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 신경외과에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포인트다.
사진='닥터스'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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