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학계 일각에서는 임산부의 종합비타민 섭취를 놓고 상반된 시각을 나타내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영국 의학 학술지 '약물과 치료 회보'(DTB)는 제약회사들이 태아와 임신부의 건강을 위해 종합비타민 등이 필요하다며 현혹하는 광고들을 쏟아내고 있으나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의 논문을 실었다.
연구진은 기존의 관련 연구 논문들을 다 살펴본 결과 일반 임신부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식사 외에 꼭 복용해야 할 것은 엽산과 비타민D뿐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표준지침에 일반 임신부의 경우 엽산은 임신 직전부터 12주 때까지 매일 400마이크로그램(㎍)을 복용하도록 돼 있다.
다만 임신부 본인에게 현재 당뇨나 신경관손상이 있거나, 가계에 신경관손상 병력이 있는 경우엔 태아도 신경관손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엽산 복용량을 매일 5㎎으로 늘리도록 권고되고 있다.
비타민D의 경우 복용하면 임신부나 태아의 합병증 위험을 줄여준다는 명백한 임상 데이터는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임신 기간 내내 및 수유기에 하루 10㎍ 복용이 권장된다.
그러나 다른 비타민들과 미네랄의 경우 별도의 보충제로 섭취했을 때 분명한 건강상의 이익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면서 오히려 비타민A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태아 발달에 해로울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반면, 미국 연구진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며 임산부의 종합 비타민 섭취를 권장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파우지 박사팀은 8천500여 명의 임산부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만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시키고 저체중아의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타민 복용군의 저체중아 출산율은 비타민 미복용군의 82%로 나타났다.
종합 비타민 섭취는 유산 예방 가능성도 높인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 노린 매코노키 박사팀은 6천700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유산 여부와 그들의 영양 상태를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제를 복용한 그룹은 복용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유산할 위험성이 절반 이상 낮은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훈 기자 l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