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과 한효주의 호흡이 남다르다. 스릴러다운 긴장감을 끌고 가는 한편,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 같은 설레는 '케미'도 완성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이 놓여있어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케 했다.
21일 방송된 '더블유'(W) 2회에서는 웹툰 속 세계를 다녀온 뒤 심각한 고민에 빠진 오연주(한효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연주는 아버지 오성무(김의성)의 어시스턴트인 박수봉(이시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아빠는 납치된 것"이라면서 "그림을 그리다가 만화 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연락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봉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납치됐을 거라는 연주의 생각과 달리 성무는 작업실에 나타났다. 한달음에 달려간 연주는 성무에게 어디를 다녀왔냐고 캐물었고, 성무는 "여기저기"라며 "넌 괜찮아? 다친덴 없고?"라고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이어 성무는 "지난 두 편 아빠가 그린 것 맞냐"고 묻는 연주에게 "내가 아니면 누가 그렸다는 거냐"고 화를 냈다.
성무는 웹툰 작업을 계속 해나갔다. 그는 강철을 죽이고자 했고, 이에 따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강철에게 포타슘을 주사해 심정지를 일으키는 설정을 만들었다. 연주는 "고작 만화다.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고 강철을 향한 걱정을 떨치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강철의 복부에서 쏟아지던 피와 그의 가슴에 볼펜을 내리꽂던 생생한 순간을 떠올리고 말았다. 전혀 다른 세상이라 치부하기에는 그 감각이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연주는 성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성무에게 "아빠도 아시는 거죠? 제가 강철 살린 거, 그거 아빠가 그리신거 아니죠? 아니면 설명해보세요"라고 다그쳤다. 이어 그녀는 "아빠도 보신거죠? 살아있는 강철을. 전 봤어요. 피가 뜨겁고, 그 눈빛이 아직도 생생해요. 강철은 살아 있었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살아있을 수가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성무는 "그러니까 그놈 목숨을 끊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강철을 마주했던 연주는 "그건 살인이잖아요"라고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성무와 전화를 계속하던 연주는 웹툰 속 세계로 흘러 들어갔다. 순식간에 자신이 웹툰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된 연주는 강철이 있는 성진병원으로 달려가 그의 죽음을 막았다. 현실 속에서 웹툰을 그려나가고 있던 성무는 태블릿 위에서 멋대로 그려지는 그림을 마주하곤 좌절했다.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고 캐묻는 강철에게 연주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봤다"면서 횡설수설 했다. 또 웹툰을 통해 봤던, 강철과 그의 측근들만이 아는 대화의 내용을 내뱉어 모두를 의심케 했다.
연주는 계속해서 강철이 의심할 만한 말들만 했다. 그녀는 강철에게 "경찰 조사를 못 받는다"면서 "조용히 빠져나갈 수 있게 해달라. 이유는 묻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직감으로 제가 공범이 아니라는거 그쪽은 잘 알잖아요"라고 강철이 홀로 생각했던 말을 덧붙였다.
연주는 이외에도 "내가 대표님 인생에 키가 될 거라는 생각도 하시잖아요" 등의 말을 하며 강철을 부추겼다. 이에 강철은 연주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주면서 퇴원을 한 뒤 전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도망쳐 나온 연주는 강철이 준 핸드폰을 들고 고민에 빠졌다. 현실로 돌아갈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 한참을 기다렸지만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 순간, 연주는 자신의 손목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와 함께 웹툰 속 세상의 시간도 빠르게 흘러갔고, 겨울은 여름이 됐다.
강철을 만난 연주는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연주는 현실로 돌아갈 방법을 물색하다가 이내 엔딩이 될 만한 사건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주는 강철의 뺨을 때리거나 키스를 하는 등 엔딩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강철에게 키스를 하고 난 뒤, 지난번처럼 '계속'이라는 글자가 떠오르는 것을 봤다. 이를 본 연주는 강철 앞에서 도망쳤고, 현실로 돌아왔다.
웹툰 속 강철은 이상함을 눈치챘다. 탈의실로 들어갔던 연주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었던 것.
성무는 연주의 개입으로 전개가 뒤바뀐 웹툰을 보고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어시스턴트들을 모두 돌려보낸 뒤 짐을 싸서 작업실을 나왔고, 현실로 돌아온 연주의 전화를 받았다.
연주는 "이제 모른 척 하지 말라"면서 "두 번이나 강철을 만나고 왔다. 다 겪었다, 지금. 거기서 두 달을 보내고 왔다. 왜 강철이 살아있고 아빠는 왜 그를 죽이려고 하냐"고 물었다.
성무는 "그놈은 괴물"이라면서 "어떻게 가만 두냐. 내가 잡아먹히게 생겼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 잊어라"고 말하며 "네가 본 건 환상이다. 쌍으로 미쳤다는 소리 듣고 싶은거냐"고 소리쳤다.
성무는 다시 강철을 죽이고자 했다. 그는 뒷 이야기를 이어 그렸다. 강철이 차를 타고 달릴 때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덤프트럭과 부딪히게 하려고 했다. 성무는 그림을 그리던 도중 잠시 작업을 멈췄고, 이는 강철의 세상 속에서도 표현이 됐다.
죽을 위기에 처했던 강철은 성무가 멈춘 사이 세상 모든 것이 멈추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자신은 그대로 살아 있고, 다른 모든 것들은 멈췄다. 그리고 그는 트럭을 피해 목숨을 살렸다.
차에서 내린 강철은 직감했다. 자신의 세상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성무는 작업하고 있던 원고에서 강철이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강철은 '당신, 대체 누구야?'라고 말하며 성무를 위협하는 자아를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 강철과 연주는 독특한 '케미'를 발산했다. 강철은 자신을 자꾸만 구해주고, 또 자신에 대한 모든 것들을 꿰뚫고 있는 연주를 궁금해 했다. 또 연주는 자신의 '최애' 캐릭터였던 강철이 눈 앞에서 살아숨쉬자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연주는 어떻게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발악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다짜고짜 뺨을 때리거나, 키스를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들이 웃음을 안겼던 것. 이는 능청스럽게 연기를 이어가는 한효주와 이종석의 찰떡궁합 호흡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종석과 한효주의 호흡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이 곳곳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현실과 웹툰 속 세계를 오가는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웹툰 속 엔딩을 맞이하는지 어떤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이는 연주를 더욱 몰아붙이고 당황을 안겨주면서 극적 재미를 더하게 만들었다. 또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낳았다.
더군다나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들은 스릴러적 재미를 더했다. 웹툰 속 강철을 죽이려는 의문의 남성 정체, 성무가 강철을 죽이려는 이유, 그리고 스스로를 자각하기 시작한 강철이란 존재.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더블유'가 끝내 어떤 장르적 결말을 맺게 될지도 주목된다.
사진=MBC 'W'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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