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3연승에 도전하는 '로맨틱 흑기사'와 새로운 가왕에 도전하는 8인의 복면가수들이 대결을 펼쳤다.
이날 첫 번째 대결에 나선 보물섬과 늑대는 솔리드의 '천생연분'을 선곡했다. 보물섬은 바이브레이션에 여유가 묻어나오는 비음을 선보였고, 늑대는 힘있는 랩을 바탕으로 이름다운 야성미를 뽐냈다.
무대를 들은 조장혁은 "노래하는 사람은 코가 막혀있으면 힘들다"며 "보물섬은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보물섬은 "가면이 코를 자꾸 누른다"며 웃었다. 조장혁은 이어 늑대에 대해서는 "타고난 성대가 대단한 분이지만, 개그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투표 결과는 박빙이었다. 불과 다섯표 차이로 보물섬이 늑대를 꺾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보물섬은 "2라운드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부르겠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탈락한 늑대는 김용진의 '봄날'을 선곡해 아쉬움을 달랬다. 가면을 벗은 그는 개그맨 이동윤이었다.
이동윤은 "프로그램에 나오기 전 내 이름이 자주 언급되더라"며 "한 번 나가서 진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앞서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었다. 이동윤은 "노래 실력과 개그를 접목 시켜서 노력하는 개그맨이 되고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두 번째 대결에 나선 꼬마유령과 아기도깨비는 수지, 백현의 '드림'을 선곡하며 남여 듀엣곡 대결을 펼쳤다. 두 사람은 달콤하면서도 청아한 목소리를 선보이며 스튜디오를 설레임으로 물들였다.
반응도 '대만족'이었다. 김구라는 "수지 백현 이상의 멋진 화음이었다"고 평가하며 "명백한 아이돌과 아이돌의 조합이다"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 이유에 대해선 "김성주가 두 사람의 인사를 거만하게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에도 투표 결과는 초박빙이었다. 아기도깨비는 꼬마유령을 단 세 표차이로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아기도깨비는 흥분한 목소리로 "진짜 이길 줄 몰랐다. 너무 떨리더라"며 "다음 무대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
꼬마유령은 다음 라운드를 위해 준비한 나미의 '인디안 인형처럼'을 선곡, 농염한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가면을 벗은 꼬마유령의 정체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메인보컬 지효였다.
올해 1997년생인 지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고 10년 동안 준비했다"고 말하며 "길었던 연습기간 만큼 혼자서 무대를 오른다는 것이 부담되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무대를 계기로 발전할 수 있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세 번째 대결은 애절한 발라드 곡이었다. 비행기와 선풍기는 이문세의 '이별이야기'를 선곡했다. 두 사람은 슬픈 이별을 맞이한 남녀의 애처로운 마음을 목소리로 고스란히 표현했다.
두 사람의 무대를 지켜본 유영석은 "두 분이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며 "야구로 따지자면 비행기는 직구다. 무게감과 부피도 있다. 선풍기는 향신료가 있는 변화구와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진 투표 결과 선풍기는 비행기를 59대 40으로 꺾고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비행기는 변진섭의 '로라'를 열창하며, 듀엣곡보다 한층 돋보이는 담백한 보이스를 선보였다. 비행기의 정체는 27년차 가수 김민우였다. 김민우는 대표곡 '사랑일뿐야'로 대히트를 기록했을 당시 갑작스레 군에 입대했다. 그는 "제대 후 복귀를 했는데 같이 데뷔한 가수가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다"라며 "그 이후 몇 장의 앨범을 더 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오랜 만에 예전의 기억, 그리고 추억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설렘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무대에 오른 휘발유와 이글루는 여성 간 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Ex의 '잘 부탁드립니다'를 선곡하며 록으로 정면 승부를 택했다. 이글루는 카랑카랑하면서도 간드러지는 창법으로 승부를 봤고, 휘발유는 풍부한 성량으로 맞섰다.
조장혁은 두 사람의 차이가 있다면서 "휘발유는 몸 자체가 자신도 모르게 음악가 동조된다"며 "이글루는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휘발유는 가수의 몸짓, 이글루는 개그맨의 몸짓이었다"고 추측해 웃음을 자아냈다. 2라운드로 향할 마지막 복면가수는 휘발유였다. 이글루를 73대 26, 큰 표차이로 꺾고 가왕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이글루는 체리필더의 '낭만고양이'를 선곡하며 복면을 벗었고, 공개된 그녀의 정체는 성우 서유리였다. 그녀는 "어릴 적 상처를 많이 받아 콤플렉스가 있었다"며 "이렇게 무대에 서있는 것도 놀랍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는 노래를 못해' '무대에 설 수 없어'라는 편견을 깬 것 같다. 다음에 무대에 설 때는 더 잘하겠다"며 웃었다.
사진='복면가왕'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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