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민아와 배우 방민아 사이에서(인터뷰)

입력 : 2016-07-27 08: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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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가 반신반의 했다.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로서의 민아가 아닌,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서는 그녀에게 말이다.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 출연한 민아는 주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타이틀롤을 담당해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
 
"저에게는 첫 주연 작품이잖아요. 부담감이 정말 엄청났어요. 그렇다고 분량이 적은 것도 아니었고요. 그래서인지 더 많이 준비하고 고민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선배님들 옆에 붙어서 많이 괴롭혔죠. 하하."
 
이처럼 열의를 가졌던 게 단지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완벽하진 않지만 밝고 씩씩한 극 중 공심이에 대한 애정이 뒷받침 돼 있었다. "공심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라며 캐릭터의 매력을 설명한 민아는 "이 사랑스러움을 어떻게 하면 시청자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민아가 내린 해답은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상대 배역인 안단태(남궁민)와 함께할 때 가장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점이었다. 촌스러운 단발머리에 민낯을 한 공심을 만드는 건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민아는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단태와 함께하는 연기의 맛을 살리기 위한 걱정이 더 많았다"고 돌아봤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유난히 아꼈던 작품인 만큼 놔주기도 쉽지 않았나보다. 민아는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한 기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원하지는 않고 섭섭하기만 하다"라고 웃은 뒤 "아직 공심이를 보내지 못한 것 같아서 슬퍼하는 중이다. 마음이 너무 깊어졌나보다"라고 아쉬워했다.
 
'미녀 공심이'는 중반 이후부터 10% 중반대를 웃돌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수치로만 보면 지난 2013년 방송된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SBS 주말드라마 최고의 흥행성적. '도박'일 수 있었던 민아의 주연 캐스팅이 '성공'으로 돌아온 셈이다.
 
재미있는 건 민아의 반응. 그녀는 "피부로 와닿지 않아 그런 것에 대해 둔감한 편이다. 잘 모른다"며 "(주변에서)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하더라"고 순수하게 웃어 보였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주연으로서 첫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은 민아는 새로운 '다음'를 기약하고 있을까. 에둘러 말한 그녀의 대답은 'YES'였다.
 
"'미녀 공심이'는 전환점이라고 느껴질 만큼 제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연기에 대해 더 고민돼요. 그런데 걱정되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이미 욕심을 가지고 있나봐요.(웃음). 욕심을 버리고 하나씩 차근차근 발전하고 싶습니다."
 
■ 걸스데이 민아와 배우 방민아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최근 민아의 고민이다. 그녀가 속한 걸스데이는 치열한 걸그룹들의 경쟁 사이에서 살아남은 6년차 아이돌이다. 혜리 유라 소진 등 멤버 개개인의 활동도 활발하다. 성공적으로 연예계에 안착한 셈이다. 민아는 "어느 순간 목표를 잃은 듯 한 기분이 들어 방황한 적이 있다"며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지 궁금했었다"고 고백했다.
 
때마침 그녀에게 다가온 '미녀 공심이'는 기회였고 자극제였다. 민아는 "가수로 데뷔를 했을 땐 내가 연기를 하게될 줄 몰랐다"면서도 "시나리오를 받고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품의 성공이 때론 마음을 짓누르기도 한다. 그녀는 "사실은 벅차다. 앞으로는 어떻게 해나가야할지 걱정되기도 한다"면서도 "욕심을 버리고 차분하게 하나씩 나아가고 싶다"고 바랐다.
  
가수 출신 배우. 비교적 쉽게 연기에 입문할 수 있다는 이점 뒤에는 '편견'이라는 어두운 면이 있다. 만족할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가수'라는 벽에 스스로를 가두게 되니까. 그런 꼬리표에도 연기 전업에 성공한 이들이 더욱 대단해 보이는 이유다.
 
"가수라는 신분으로 연기를 하니까 앞서 그 길을 걸었던 엄정화 선배님이 생각나더라고요. 그 밖에도 요즘 연기로 호평 받는 가수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편견을 나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언젠가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미녀 공심이'로 그 대열에 살포시 한 발 담그지 않았을까요?(웃음)."
 
 
사진=강민지 기자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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