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등 휴양지가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치단체 별로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고 피서객에게 호소를 하고 있지만, 모두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경우 무단 투기한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파리등 해충이 들끓고 새어나온 악취들로 인근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 저만 아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쓰레기를 모은 뒤 어제 오전 내내 분리수거를 하느라 진땀을 쏟았다고 한다.
한 환경 미화원은 "많은 분들이 백사장 한쪽에 쓰레기를 모아 놓긴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피서객은 음식 찌꺼기와 쓰레기를 모래 속에 파묻어 놓아 뒤처리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모래 속에서는 맥주병과 음료 캔, 생수병, 과자봉지, 먹다 남은 치킨, 수박껍질 등이 수북이 쏟아져 나왔고 심지어 옷가지까지 나오기 일쑤다.
조천읍은 자생단체 회원들과 함께 단속반을 꾸려 단속에 나섰지만,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읍사무소 관계자는 "평소 5t 남짓이던 함덕해수욕장 일대의 소각 대상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수거량이 피서철 들어 10t 이상으로 증가한다"며 "이럴때면 쓰레기 처리시설 용량의 한계로 애를 먹는다"고 하소연했다.
충남 대천해수욕장 등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기는 다른 해수욕장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주민은 쓰레기 수거 문제로 피서객과 감정싸움을 하고, 일부 피서객은 차량 밑에 쓰레기를 버린 뒤 이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차를 몰고 떠나버리는 꼴불견도 연출되고 있다.
이에 자치단체 마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쓰레기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피서객들에게 법의 잣대만을 들이대기가 쉽지 않은 데다 자칫 지역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적극적인 단속을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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