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오는 9월 28일 시행된다. 이를 앞두고 유통·제조업체마다 표정이 달라지고 있다.
백화점은 90%의 선물세트가 김영란법이 정한 선물 금액 상한인 5만원을 넘지만 마트나 편의점은 80~90%의 선물세트가 5만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은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기간이 아니지만 시행이 코 앞인 만큼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의 85%가 5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추석, 올해 설의 선물 매출 비중 중 5만원 이상이 90%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백화점은 선물 시장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에 올해 5만원 이하의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형할인마트는 백화점과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설 이마트에서 팔린 선물세트의 87.8%가 5만원 이하의 선물이었다. 준비된 선물의 89.1%도 5만원이 넘지 않는 저가 선물이었다.
편의점도 마트와 비슷하다. CU의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선물 매출 중 5만원이 안되는 선물은 각각 70%와 72%의 비중을 차지했다.
식품업계는 오히려 김영란법 시행으로 표정이 밝아질 전망이다. 통조림·식용유 등 가공식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대부분 5만원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CJ제일제당의 선물세트 중 5만원 이하의 제품은 94.5%(수량 기준)을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89.5%였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추석을 겨냥한 중·저가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명절 선물 문화 제체가 위축돼 고가나 저가에 상관 없이 선물시장 전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부정적인 전말을 내놓기도 했다.
사진=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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