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장기적인 경제침체에도 불구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 등에는 유리하겠으나 우리 경제가 불황을 극복했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기획재정부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이 S&P로부터 AA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사상 최초로 이 등급은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이는 중국(AA-·전망 '부정적')보다 한 단계 높고 일본(A+)보다는 두 단계 위다.
S&P 기준으로 볼 때 AA는 영국, 프랑스와 같은 등급이다. 다만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stable)인 반면, 이들 국가는 '부정적'(negative)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S&P는 한국이 최근 수년간 선진 경제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고 지난해 대외 순채권 상태로 전환되는 등 대외부문 지표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또 통화정책이 견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해왔다는 점도 등급 상향조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S&P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배경에 대해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증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증대되지 않는 등 별다른 변동 요인이 없으면 앞으로 2년간 신용등급이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단 북한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점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는 요인으로 들었다.
기재부는 최근 호주, 영국, 일본, 핀란드, 중국 등 선진국, 신흥국을 가리지 않는 전 세계적인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추세 속에서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부채상환 능력을 평가한 것 뿐이므로 우리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경계한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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