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나를 속일 수 없었다." (인터뷰)

입력 : 2016-08-12 13:09:07 수정 : 2016-08-12 13: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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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속일 수 없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북한군을 연기한 이범수는 이런 고민에 휩싸였다. 좀 더 완벽한 연기를 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의 투철한 사상과 철학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캐릭터에 더 힘이 실리지 않겠냐는 의미다. 
 
이범수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출연 결정 이후 림계진을 연기하기 위해 점점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고민에 봉착한 것”이라며 “실제로 옳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림계진을 연기하는 이범수가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민족주의로 ‘애써’ 재해석했다. 그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면서 “민족주의로 이해하고, 우리 민족 잘 먹고 살게 하는 거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범수는 드라마 ‘아이리스2’에서도 북한 첩보원 역을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는 “그땐 21세기 첩보원이고 해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소위 자본주의 물도 먹었고, 자주적인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며 “이와 달리 림계진은 공산주의라는 게 처음 생겨나 이제 막 자리를 잡은, 팔팔 끓는 때의 상황”이라고 비교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를 연기했다면 어땠겠느냔 질문에는 “림계진 고민하는 것보다 덜 했을 거고, 참전 용사이신 아버지도 좋아하셨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하지만 “한참 악역에 꽂혀 있을 때라 잘됐다는 생각도 했고, 막상 깊이 들어갈수록 잘해도 애매해질 것 같고. 묘한 감정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범수는 림계진을 위해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살을 찌웠고 함경도 사투리를 준비했다. 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라고 웃은 뒤 “‘신의 한수’에서도 악역이었는데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며 “능글맞고 기름진 이미지를 생각해 몸무게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익숙한 평안도 사투리가 아닌 생소한 함경도 사투리를 설정했다”면서 “1주일에 2~3회, 2달 정도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 반가운 이정재, 팬이었던 리암 니슨
 
이범수는 이정재와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태양은 없다’(1998)에서는 이정재를 괴롭혔고, ‘오! 브라더스’(2003)에서는 형제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10년 훌쩍 넘어 다시 맞섰다. 
 
그는 “각자 오래 하고 있다는 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셈”이라며 “‘오! 브라더스’ 할 때 5년 만에 만나 반가웠는데, 10년이 또 지났다. 그리고 또 반갑고 기뻤다”고 표현했다. 
 
‘인천상륙작전’의 큰 관심은 리암 니슨의 출연.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출연 배우도 설레기 마찬가지. 
 
이번수는 “포스터 촬영 때 만났는데 반했다”면서 “팬으로서 ‘미션’이란 영화를 이야기하니까 깜짝 놀라더라”고 기억했다. 이어 “나한테 눈빛이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소가 좋다고 화답했더니 수줍게 좋아하더라”고 추억담 하나를 꺼냈다.
 
사진=강민지 기자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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