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10년 관록 증명한 월드스타(리뷰)

입력 : 2016-08-21 08:11:50 수정 : 2016-08-21 08: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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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빅뱅이 10년 장수의 비결을 확인케 했다.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하늘을 뚫고 울려 퍼지는 파워풀한 목소리와 열기 그리고 여기에 더해진 팬들의 열광어린 함성은 오로지 빅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었다.
 
빅뱅은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빅뱅10 더 콘서트:0.투.10’(BIGBANG10 THE CONCERT:0.TO.10)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한국 팬들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해외의 수많은 팬도 함께했다. 이들은 6만5천석을 꽉 채우며 빅뱅의 숨소리와 손짓, 춤사위 하나하나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 ‘이열치열’, 6만5천 명 팬들과 함께한 후끈한 밤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빅뱅의 콘서트장은 더욱 뜨거웠다. 지드래곤, 탑, 태양, 대성, 승리 등 빅뱅 멤버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마이크를 쥔 손을 놓지도, 춤사위를 펼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열치열’이었다. 대성은 “여러분의 누룽지, 청국장. 구수하고 진한 남자 대성”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더운 날씨인 만큼 ‘이열치열’ 정신으로 뜨겁게 즐겨보자”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빅뱅의 ‘이열치열’ 정신은 남달랐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6만5천여 명의 팬들. 당초 빅뱅은 정식 데뷔일인 8월 19일 다음날인 20일 하루 공연을 계획했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들이 이틀 이상으로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에 비해서는 적었다. 그것도 6만 5석으로. 빅뱅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한 탓이다.
 
이날 지드래곤은 “계속해서 외국 활동을 하다 보니 한국에서 우리 인기가 없어졌을 거로 생각했고, 걱정이 많았다”고 이틀 공연이 아닌 하루 공연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빅뱅의 생각과 달리 6만 5석은 티켓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고, 팬들의 뜨거운 요청에 시야방해석까지 오픈해 총 6만5천석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 단독콘서트 사상 1회 공연 최다 객석이다.
 
관심과 사랑에 부응하듯, 빅뱅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영상이 담긴 VCR을 가르면서 첫 등장, 오프닝 곡으로 ‘천국’을 선택해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트레일러로 콘서트장 전체를 한 바퀴 돌며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핸즈 업’(HANDS UP) ‘배드 보이’(BAD BOY) ‘루저’(LOSER) 등의 무대를 이어갔다. 이날 빅뱅은 이외에도 ‘이프 유’(IF YOU) ‘하루하루’ ‘뱅뱅뱅’(BANG BANG BANG)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맨정신’ ‘마지막인사’ ‘붉은 노을’ ‘거짓말’ ‘얼웨이즈’(ALWAYS) ‘베베’(BAE BAE) 등의 단체곡을 선보였다.


 
■ 화려한 개인 그리고 게스트 무대
 
단체 무대 뿐 아니라 멤버 개개인의 특별한 공연도 엿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막내 승리는 DJ로 변신해 그동안 갈고 닦았던 디제잉 실력을 뽐냈다. 승리는 과거의 빅뱅을 추억할 수 있는 노래들을 소환, 믹싱해 선보였다. 이어 그는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 ABOUT LOVE)와 ‘스트롱 베이비’(STRONG BABY)를 선보였다.
 
두 번째 개인 무대의 주인공은 보라색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한 대성. ‘날개’와 ‘날봐 귀순’ 등 그의 가창력을 입증해줄 수 있는 노래로, 온전히 그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대성은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호응을 유도, 구수한 ‘뽕삘’ 매력을 뽐내며 순식간에 콘서트장을 ‘전국노래자랑’으로 변모시켜 버리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하트 브레이커’(HEART BREAKER) ‘크레용’(CRAYON)으로 섹시한 카리스마를 맘껏 드러냈다. 탑은 ‘아무렇지 않은 척’ ‘둠 다다’(DOOM DADA)로 강렬함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태양은 ‘눈, 코, 입’ ‘나만 바라봐’ ‘링가 링가’(RINGA LINGA)로 개인 기량을 맘껏 뽐냈다.
 
유닛 무대도 준비됐다. 대성과 승리는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커버, 자신들 만의 매력으로 승화했다. 이미 빅뱅 유닛으로 그 매력을 선보인 적이 있는 지드래곤과 탑은 ‘하이 하이’(HIGH HIGH)를, 지드래곤과 태양은 ‘굿 보이’(GOOD BOY)로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뜻밖의 손님도 찾아왔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선배 가수인 싸이가 게스트로 등장한 것. 싸이는 “한국 팬들에게만 드리는 선물, 싸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빅뱅 댄서팀과 저의 댄서팀이 같기 때문에 혼자서 공연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싸이는 홀로 ‘챔피언’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빅뱅 팬들을 진두지휘, 광란의 밤을 만들었다.


 
■ 빅뱅의 10년
 
2006년 데뷔한 빅뱅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남자 아이돌 그룹 중 멤버 변화 없이 10년 이상을 이어온 팀은 신화에 이어 빅뱅이 두 번째다. 그런 만큼, 10년이란 시간이 빅뱅과 가요계에 던지는 의미도 크다. 이 또한 빅뱅 멤버들이 잘 알고 있는 부분이기에 계속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태양은 “데뷔 할 때만 해도 이렇게 큰 공연장에 서게 되리라 예상 못했다”며 “지난 10년은 정말 하루하루 바쁘게 지냈다. 멤버들과 앞으로의 10년을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계속해서 응원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대성은 “지난 10년 간 너무나 감사드렸고, 앞으로도 감사드릴 일이 많을 것 같다”며 “그러니 저희와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아나갔으면 한다. 찬란한 인생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탑은 “10년이란 시간 동안 행복한 추억도 많았고, 평생 죽을 때까지 잃고 싶지 않은 달콤한 기억도 있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여러분이 항상 함께 해주셨다. 여러분이 저희를 응원해주신 것이, 성장할 수 있게끔 해준 것”이라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지드래곤 또한 “VIP(빅뱅 팬클럽) 여러분이 저희를 키워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또 10년 후에 이런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승리는 “10년 동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음악으로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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