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해결을 위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의 노력에도 불구, 농성 학생들이 총장 사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질 않고 있다.
이대 학생들은 학교 측과 최 총장이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총장사퇴를 요구하며 26일째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최경희 총장은 이날 오전부터 부총장, 주요 보직자들과 함께 학생들이 농성 중인 본관 서문 입구에 천막을 쳐 '학생들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기간 최 총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부총장이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각각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최경희 총장은 이달 20일 이 학교 교수와 교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최근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모든 구성원의 입장과 의견을 두루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최총장은 또 21일에는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사랑하는 이화인 여러분께 드리는 총장의 첫 편지'를 보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교내 정상화, 대화의 장 마련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본관을 점거한 채 장기 농성중인 학생들은 최 총장의 대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총장 사퇴요구'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농성 학생들의 입장을 공식 전달하는 '이대 언론팀'은 이날 오전 '총장님의 첫 편지에 대한 이화인들의 답장'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이화의 역사와 미래를 생각한다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사퇴로써 책임지는 아름다운 마지막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팀은 편지에서 "보여주기 식의 대화로 학생들과 총장의 상실된 신뢰를 메우기에는 그 간극이 너무나 크다. 부디 학생들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이화에 새로운 미래가 도래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농성 학생들은 "진정한 소통의 장은 1천600명의 경찰 병력을 학내에 투입한 사태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힌 뒤 가능할 것"이라며 총장이 자진사퇴를 하면 본관 점거 농성을 해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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