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SK케미칼·애경·이마트 등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 24일 '판단 불가' 결정을 내렸다.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주성분으로 한 가습기살균제의 인체 위해성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애경은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SK케미칼이 제조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를 팔았고, 이마트는 2006~2011년 애경으로부터 이 제품을 납품받아 '이마트(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
 
세 회사가 내보인 가습기살균제의 주성분은 CMIT·MIT 물질로써,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이미 인체 위해성이 확인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는 다르다.
 
정부는 2012년 CMIT·MIT를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유독물로 지정했지만 이 물질을 극소량 희석한 가습기살균제 실험에서는 폐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 성분들이 독성 물질인 것은 사실이다. 공정위 사무처는 이들 3사가 주성분이 독성 물질이라는 점을 누락했다고 보고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공정위 소회의는 사무처의 심사보고서와 피심인 측 3사의 반박 등을 함께 검토하고 이들 3사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당장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근거는 CMIT·MIT 가습기살균제의 인체 위해성 여부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성하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의결로 공정위가 애경 등의 행위에 대해 표시광고법상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부 조사결과 등으로 인체 위해성에 대한 사실관계가 추가로 확인돼 위법으로 판단되면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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