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세계 상위 소득 데이터베이스(The World Top Income Database·WTID)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44.9%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범위를 전 세계 주요국으로 넓혀봐도 미국(47.8%)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소득집중도는 소득 상위권 구간에 속한 사람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해 경제 내 소득불평등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다.
주요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를 살펴보면 2012년 기준 미국과 한국, 싱가포르(41.9%), 일본(40.5%) 등이 40%를 넘었다. 미국과 함께 신자유주의 도입에 앞장섰던 영국은 39.1%, 프랑스는 32.3%, 뉴질랜드는 31.8%, 호주는 31%였다. 아시아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22.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에만 해도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29.2%로 미국(40.5%)은 물론 싱가포르(30.2%), 일본(34%), 영국(38.5%), 프랑스(32.4%), 뉴질랜드(32.6%) 등 비교대상 대부분의 국가보다 낮았다. 호주(29.1%), 말레이시아(27%)만이 우리나라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이후 빠른 속도로 소득집중도가 상승하기 시작해 2000년 35.8%, 2008년 43.4%에 이어 2012년 44.9%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1995~2012년) 우리나라 상위 10%의 소득집중도 상승폭은 15.7%포인트로 싱가포르(11.7%포인트), 미국(7.3%포인트), 일본(6.5%포인트), 호주(1.9%포인트) 등을 앞지르면서 가장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국가로 나타났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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