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재활' 전병두 결국 은퇴...아직 진행 중인 '혹사 악령'

입력 : 2016-09-08 12:04:57 수정 : 2016-09-08 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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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전병두(32, SK 와이번스)가 오랜 재활 끝에 결국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SK 와이번스는 8일 "전병두가 이날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은퇴한다"고 알렸다.
 
부산고 출신의 전병두는 2003년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KIA 타이거즈를 거쳐 2008년부터 SK 와이번스 마운드에 올랐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시즌 동안 280경기 출장 29승 29패 16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86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2승을 책임지며 팀의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활약으로 미래가 밝아보였던 전병두였지만 2012년부터 부상으로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5년 동안 재활에 매달리다가 안타깝게 은퇴 소식을 알렸다.
 
전병두의 발목을 잡은건 '혹사'였다. 2004년 두산 시절 81.2이닝, 2006년 기아시절 101.1이닝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때는 그나마 혹사 다음해에 비교적 적은 이닝으로 일종의 '안식년'을 가졌다.
 
하지만 SK 시절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시즌 동안 평균 100이닝에 육박하는 293.1이닝을 던졌다. 결국 팔꿈치 부상에 이어 어깨 회전근 부상까지 겹쳤고, 만 31살이란 젊은 나이에 은퇴하게 됐다.
 
당시 SK는 현재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벌떼야구'로 대변되던 SK의 야구 아래서 많은 불펜투수들이 혹사를 당했고 전병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평소 김성근은 '어깨는 쓸 수록 강해진다'는 지론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종종 있던 이야기지만 현대 야구에 와서는 '그런 어깨는 없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전병두의 사례로 미뤄봤을때 야구팬들이 걱정하는 것이 있다. 현재 한화의 불펜투수 권혁, 송창식, 박정진은 66경기에 나와 올시즌 최다 등판 공동 1위다. 특히 권혁과 송창식은 100이닝에 근접한 상태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와 함께 김성근 감독 하에 유일한 '금강불괴'로 알려졌던 정우람마저 예전같지 않다. 지난해 던진 70이닝은 이미 넘어섰다. 시즌 초 안정감 있던 모습은 여름에 온데간데 없어졌다.
 
8월 이후로 다시 평균 자책점 1점대로 들어섰지만 권혁과 송창식이 이탈한 지금 그의 어깨에는 더 큰 부담이 지워질 예정이다.
 
전병두의 은퇴가 시사하는 점은 적지 않다. 혹사는 야구 선수의 수명 뿐 아니라 아구계의 발목을 잡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진=SK와이번스 홈페이지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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