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를 떠나보낸 강지환, 아쉬움과 만족 사이(인터뷰)

입력 : 2016-09-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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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작은 저도 처음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네요. (웃음)."
  
배우 강지환은 첫 촬영을 시작한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 촬영에 '올인'했다.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해왔던 작품에 대한 아쉬움보단 홀가분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은 그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제작진을 비롯한 배우들과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지환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몬스터' 종영한 미디어데이를 열고, 작품을 촬영하며 느꼈던 감정과 끝마친 소감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 아쉬움과 만족스러움, 만감이 교차했던 '몬스터'
 
"시원하진 않지만, 만족해요."
 
강지환이 작품을 끝마치고 느낀 감정이다. 극 중 강기탄(강지환)을 내내 괴롭혀왔던 변일재(정보석)가 사형 당하며, 결국 복수극에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강기탄은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하며 수술대에 오르는 모습으로 '열린 결말'을 보여줬다.
 
강지환은 "악인에게 철저하게 응징하는 '마침표'를 찍었다면 끝났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며 "열린 결말로 끝났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자 강지환은 비공식적인(?) '몬스터'의 결말 회의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가장 논쟁이 됐던 건 극 중 내가 성유리를 선택할지, 조보아를 선택할지의 여부였다"고 귀띔했다.
  
강지환은 "사실 드라마 전개를 보자면 오수연 역의 성유리를 선택하는 게 맞지만, 강기탄만을 바라봐준 도신영 역의 조보아에 더 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유리는 극 중 도건우 역을 맡은 박기웅이 도도그룹 부회장이 되자 은근히 야망을 가지는 인물이더라"고 웃으며 "지고지순하게 한 남자만을 바라보는 도신영이 좋았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고 회상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련은 없다.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은 그에게도 낯설고 버거웠다. 강지환은 "장장 7개월 동안 한 드라마의 촬영을 이어간다는 건 나에게도 첫 경험이었다"면서 "열린 결말이라고 해서 시즌2를 기대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웃었다.
 

■ '리틀 정보석'으로 불렸던 강지환, 진짜 정보석을 만났다
 
강지환과 정보석은 '몬스터' 속 악연으로 만났다. 정보석은 극 중 강지환의 이모부로 등장해 가족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강지환은 정보석과의 호흡에 대해 "가장 연기하기 떨렸던 선배"라고 언급했다. 앙숙으로 등장해 대립각을 세워야할 인물이었지만, 강지환에게 정보석은 '선배' 이상으로 특별한 존재였다.
 
"제가 처음 연예계에 데뷔했을 때, 리틀 정보석이라는 이름으로 회자가 됐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죠. 제가 어릴 적부터 영화와 드라마에 한 획을 그었던 선배이기도 했고요."
 
그래서일까. 오히려 뒤지고 싶지 않았다. 강지환은 "(정보석) 선배에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연기력으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고싶지 않았다"며 "다행히 나를 많이 배려해주셨고, 칭찬도 건네주신 덕에 웃으면서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막역한 선후배가 됐다. 강지환은 "다음주에 정보석 선배의 집에 놀러가기로 약속했다"고 웃으며 "존경하는 선배와 그 정도로 친해져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 '몬스터'를 이끈 힘, 그리고 강지환의 '다음'
 
'몬스터'는 꾸준했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인물간의 관계와 전개가 뒷받침했던 탓. 10% 내외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무난한' 흥행을 보였다.
 
강지환은 "인기드라마 '닥터스' 등과 맞붙으며 시청률이 떨어질 때에는 솔직히 상처도 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그렇게 한 작품을 보내고, 두 번째 작품을 보내고, 또 세 번째 작품을 상대하다보니"라고 말끝을 흐리며 웃어보였다. 50부작의 긴 호흡동안 마주하는 미니시리즈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몬스터'에 대한 만족의 표현이었다.
 
그는 "'몬스터'를 지지해주는 시청층이 확실했다"며 "10% 이상을 유지하며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고, 2016 리우 올림픽에도 요동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지환은 당분간 휴식기를 가진 뒤, 천천히 다음 작품을 물색할 예정. 이제는 복수극 전문 배우라는 오명(?)도 벗을 태세다.
 
"SBS '돈의 화신'과 KBS2 '빅맨', 이번 '몬스터'까지. 매번 작품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복수극이었다는 생각을 뒤늦게 해요.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닌데. (웃음). 그동안 복수극 전문 배우라는 이야기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는데, 다음에는 신경을 써볼 것 같습니다."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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