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부진과 부상이 겹쳐 시즌을 일찍 마감한 박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가 귀국했다.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온 박병호는 "지난해 겨울 큰 꿈을 안고 미국에 도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올해 경험해본 것에 만족한다"며 "재활을 위해 일찍 들어왔다. 몸을 잘 만들어 내년에 다시 도전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우고 올해 초 포스팅을 통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4년간 총액 1천200만 달러는 구단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적지 않은 액수였다.
시즌 초 홈런을 몰아치며 거포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타율은 애초부터 낮았고 5월부터는 홈런수도 급감해 결국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 21볼넷 80삼진의 성적으로 6월 29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지난달 25일에는 부상으로 오른손 중지 힘줄 교정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달 6일 60일 부상자 명단(DL)에 등재되며 공식적으로 시즌을 종료했다.
여러 문제 중 가장 근본은 패스트볼 타율이 0.146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공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박병호는 "국내 투수들에 비해 평균 구속, 볼의 움직임이 달랐다. 처음 보다보니 적응해야 했고 분위기도 생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초반에 홈런이 많이 나왔는데 타율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그때 좀 더 편하게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타구가 멀리 나가는 것을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조그만 성과를 밝혔다.
때문에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서는 타격 정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박병호 역시 "타격코치와 서로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스스로 타격폼 수정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내년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급한 것은 부상 회복이다. 그는 "큰 수술이 아니라 11월부터 타격 연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프링캠프 때까지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구단과 국내 병원을 지정해 재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선수들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박병호는 가능성과 기대감을 동시에 보였다. 박병호의 내년 시즌을 기대해본다.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페이스북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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