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오너일가, 3명 중 1명은 주식담보로 대출... 효성 두산 CJ 순으로

입력 : 2016-10-12 10:50:49 수정 : 2016-10-12 10: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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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대 그룹의 오너일가 3명 중 1명은 대출 등을 위해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도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특히 보유주식 전액을 담보로 잡힌 오너는 4명, 담보율이 50% 이상인 오너 일가도 60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30대그룹 오너일가 363명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9월 말 기준 110명(30.3%)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담보로 잡힌 주식의 총 가치는 6조4173억 원으로 전체 보유주식가치 67조8616억 원의 9.5%에 해당한다. 1년여 전 9.1%보다 0.4%p 높아진 액수다.
 
주식을 담보잡힌 오너일가 중 70년생 이후 젊은 층의 비중은 절반을 넘는 56명(50.9%)였다. 이는 증여를 받거나 가업 승계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의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4명의 오너일가가 총 1조3천668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 잡힌 효성이었다. 이는 효성 오너일가가 보유한 전체 주식 가치(1조 7천958억원)의 76.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5천4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셋째 아들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5천68억원, 조 회장 2천839억원, 조 회장의 부인 송광자 여사가 277억원이었다.
 
총 15명 8천677억원의 주식이 담보로 잡힌 두산그룹이 2위였다. 박정원 회장이 1천36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박지원 부회장(908억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778억원), 박진원 전 두산 사장(777억원) 순서였다.
 
CJ그룹은 주식담보금액 8천370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재현 회장 홀로 보유주식 2조3천854억원 중 35.1%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어 LG(7천402억원), SK(6천938억원), GS(5천985억원), 한화(5천335억원), 롯데(1천980억원), 한진(1천693억원), OCI(1660억원)이 뒤를 이었다.
 
1년 전에 비해 주식담보 제공 비중이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현대그룹이었다. 지난해 10월 말 현대그룹 오너일가는 보유주식 2천73억원 중 100억원 어치만 담보로 제공해 비중이 4.8%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2천723억원의 42.8%(1천166억원)로 38.0%나 늘었다. 이는 현대상선 등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오너일가가 대출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담보비중 증가율 2위는 한진해운이었다. 지난해 10월 말 17.8%였던 주식담보 비율은 올해 54.0%로 36.2%p 상승했다. 한진해운도 해운업체를 보유한 그룹으로 현대그룹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담보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이어 효성그룹의 주식담보제공비율이 69.0%에서 76.1%로 7.1%p 높아져 3위에 올랐다. 그 뒤를 롯데그룹(4.8%p↑), LG그룹(1.9%p↑), SK그룹(1.4%p↑), 영풍그룹(0.7%p↑), KCC그룹(0.6%p↑), LS그룹(0.6%p↑), 두산그룹(0.2%p↑)이 이었다.
 
반면 1년 전에 비해 주식담보제공 비율이 하락한 곳은 금호아시아나(27.7%p↓), CJ(7.7%p↓), 한화(3.1%p↓), GS(1.1%p↓), OCI(1.0%p↓), 삼성(0.1%p↓) 등 6곳 뿐이었다.
 
보유주식 전액이 담보로 제공된 오너일가는 4명이었다. 정몽진 KCC 회장의 장녀 정재림씨, 김동선 한화건설 부장,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이우선 유니온 상무 등의 주식담보비율이 100%로 나타났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회장(99.9%),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99.4%),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99.3%),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99.3%), 박인원 두산중공업 전무(99.3%) 등 14명은 주식담보 비율이 90%를 넘었다. 특히 구본걸 LF회장(92.0%)과 조현상 효성 부사장(90.9%)을 제외한 12명이 모두 두산그룹 오너일가였다.
 
반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대림, 현대백화점, 미래에셋, 하림, 금호아시아나 등 8개 그룹은 담보로 제공된 오너일가 주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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