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우애, 교사의 사랑, 부모의 애정 등 스크린에 온기를 한껏 담아낸 중국영화가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펑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와와의 학교 가는 길'이 그 주인공. 지구상에서 가장 높고 험한 길이자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길인 중국 윈난성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에서 '분노한 강'이라고 불리는 누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다리가 없어 줄을 타고 강을 건넌다. 거친 물살과 사고 위험에도 불구하고 몸에 끈을 묶고 녹슨 쇠줄 위에 도르래를 얹어 이를 타고 이동을 하는 것.
스크린 가득한 남매 간 우애
중국 영화상 휩쓴 화제작
나샹(아나무랑) 또한 줄을 타고 등교를 한다. 매일 누나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동생 와와(당지아리)도 은근히 학교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된다. 하지만 와와는 나이가 어려 혼자 줄을 탈 수 없다는 엄마의 금지령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한다.
하지만 와와의 학교에 대한 꿈은 점점 커져만 갔고, 결국 엄마의 불호령을 어기고 홀로 줄을 타고 몰래 학교에 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러나 와와의 발칙한 행각은 니에 선생님의 가정방문으로 오래가지 못했다. 그 후 와와는 줄을 타다 강에 떨어지는 사고로 누나를 잃는 아픔을 겪게 됐고, 학교를 향한 꿈 또한 한풀 꺾인다.
이렇듯 영화는 재미와 감동을 객석에 던져준다. 무엇보다 동생을 끔찍하게 아끼는 누나. 그런 누나를 잘 따르는 동생 와와. 혼자 줄을 타려는 어린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 추운 날씨에도 맨발인 학생들을 위해 장화를 선물하는 교사 니에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집 지붕을 놀이터 삼아 바람개비를 돌리며 뛰어 놀고 있는 남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나 따스한 햇빛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을 벗삼는 뛰어노는 장면 역시 살갑게 다가온다.
여기에 컴퓨터 휴대전화 TV 같은 문명의 이기와 빌딩 숲에 지친 현대인에게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운 차마고도의 대자연과 소수민족의 다채로운 문화까지 선보여 영화에 대한 재미를 더해준다
시간이 흘러 강 위에는 쇠줄을 대신하는 다리가 지어졌다. 와와가 그렇게 바랬던 '학교 가는 길'이다. 그 다리 위에서 와와는 나샹에게 선물 받은 바람개비를 강물 따라 흘려보내며 누나에 대한 그리움을 표한다.
이 작품은 '중국의 오스카 영화제'라고 불리는 금계백화영화제에서 최우수아동영화상과 신인감독상을, 중국영화화표장에서 우수아동영화상 아역남우상 아역여우상 신인우수각본상을, 그리고 중국인문화상에서 영화대상을 수상하는 등 중국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3대 영화상에서 소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재미와 감동을 빚어낸 '와와의 학교 가는 길'은 진정어린 소통과 애정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말없이 웅변해 주는 듯하다.
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