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자를 통해 비행기 추락 사고의 진실이 밝혀졌다.
6일 오전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1930년 영국에서 혼령을 불러내기 위해 모인 심령협회 회원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30년 영국에서는 심령협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누군가의 영혼을 불러냈다.
그런데 한 영매자의 입에서 뜻밖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녀는 아일랜드 출신의 아이린 가레트라는 여성으로 죽은 자들의 영혼을 자신의 몸에 빙의시키는 영매자였다.
1차 대전 당시 죽은 병사들의 영혼을 불러내 가족들과 하지 못했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줘 망자의 한을 풀어준 것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에 영국은 당시 추리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의 사망 3개월을 맞이해 그의 영혼을 불러내기로 했다.
이후 영매자 아이린의 입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회원이 "당신이 아서 코난 도일인가요?"라고 멀었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서 코난 도일이 아니었다.
영매자는 "내 이름은 카마이클 어윈"이라고 답했다. 그는 영국 항공성 소속의 비행선 선장으로 며칠 전 사망했다.
그는 인도로 향하는 비행선 R101의 조종을 맡았다. 비행기와는 달리 수소를 주입해 하늘을 나는 원리의 물체였다. 당시 R101의 무착륙 해외비행으로 영국 전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륙한지 일곱시간만인 10월 5일 새벽 2시께 프랑스 북부 상공을 날던 비행선은 갑자기 중심을 잃고 추락하며 4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비행선 선장이었던 카마이클 어윈 역시 사망했다.
영국 항공성 장관 올리버 빌라즈는 사고 원인으로 조종 미숙과 기상 악화를 꼽았다.
하지만 영매자의 입에서는 뜻밖의 이야기가 나왔다. 사고 원인은 무거운 엔진과 부실 건조 때문이며 영국 항공성에서는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륙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말을 들은 심령협회 회원들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차 강령회때 항공성 상관을 초청했다. 그후 3주 뒤인 10월 30일 강령회가 열렸다.
이후 영매자의 입에서는 "올리버 우리 말을 들었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어,당신 때문에 죽인거야"라는 또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비행선에 탑승했다가 사망한 항공선 선장과 승무원 5명이 올리버 장관을 향해 원망의 소리를 쏟아냈다.
결국,올리버 장관은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이 이야기는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사고 전부터 비행선 R101에는 의문스러운 일이 많았다. 설계 단계에 있던 1925년에는 항공성 국장 셰프턴 브랭커가 점성술사를 찾아갔으며 "5년 뒤 당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추락 사고가 있던 그 시각 카마이클 선장의 사무실 전화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는 전화실 교환수의 증언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든 것이 우연일 뿐이라고 넘겼다.
그러나 영국 정부에서 발표한 비행선 R101의 사고 조사 보고서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보고서의 내용은 영매자 아이린이 밝힌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선 이륙 한달 전 항공성 간부들은 대대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올리버 장관은 영연방 수송 회의 개최일에 맞춰 무리하게 R101 이륙을 강행했다.
올리버 빌라즈는 사건의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해임했다. 이후 영국 전역에서는 사망자들에 대한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 사건으로 유명해진 영매자 아이린은 미국으로 이주해 심리학자 재단을 설립했고 많은 형사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온라인이슈팀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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