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위협에 이스라엘-알바니아 월드컵 예선전 장소 변경

입력 : 2016-11-09 09: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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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테러 위협으로 알바니아와 이스라엘의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G조 예선전의 장소가 갑자기 변경됐다.
 
알바니아 축구협회는 9일(이하 한국시간) "오는 13일 알바니아 시코데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스라엘과의 예선전 장소를 엘바산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어 "장소 변경은 이스라엘 선수들의 안전 문제 때문이며 국제축구연맹(FIFA)과 상의했다"고 덧붙였다.
 
알바니아 경찰은 최근 테러 용의자 4명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알바니아-이스라엘전이 열릴 시코데르 로로 보리치치 경기장에서 이스라엘 선수들에 테러를 가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로로 보리치치 경기장은 알바니아 대표팀 주경기장으로 월드컵 및 유로 예선전을 계속 치러온 곳이다. 지난 달 10일 알바니아-스페인전도 이 경기장에서 열렸다.
 
아시아 국가인 이스라엘이 축구만큼은 유럽에 속한다. 그 이유는 중동 팀들과 경기를 할 때 종교적인 이유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바니아는 국민의 70%가 회교도인 이슬람국가(동방정교 20%, 가톨릭 10%)다.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이스라엘과 알바니아가 한 조에 속한 이후부터 안전 문제는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실제 테러 모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알바니아 정부는 군과 경찰의 특수부대를 동원해 이스라엘 선수단을 완벽히 경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벌어진 '검은 9월단 사건'의 재현은 다행히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은 9월단'은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테러 사건을 일으킨 이슬람 계열의 저항 단체다.

장민 스포츠칼럼니스트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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