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최근 급격하게 고민이 깊어졌다. 바로 '토니 크로스의 대체자로 누굴 내세울 것이냐'로 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8일(한국 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정밀 검진 결과 크로스가 오른발 다섯 번째 중족골이 골절됐다"고 발표했다. 이틀전 레가네스 전이 문제였다. 스페인 언론들은 "크로스가 최소 3개월 이상 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로스는 최근 가장 좋은 폼을 보이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11경기에 출전해 1골-6도움, 93%의 패스 성공률, 경기 당 3.3회의 태클 등을 기록하며 공수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그런데 크로스가 3개월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레알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레알은 오는 20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 내달 4일 FC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있다.
누군가는 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지단 감독의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스페인 언론 '아스'는 이스코, 하메스, 카제미루, 코바치치 등을 크로스의 대체선수로 꼽는다. 공격에 무게를 두면 이스코나 하메스를, 수비에 중점을 두면 카제미루나 코바치치가 어울린다는 평가다.
이 중에서도 먼저 눈길이 가는 선수는 이스코 혹은 하메스다. 두 선수 모두 공격에 재능이 있는 미드필더다.
다만 둘 중 한 명이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루카 모드리치와 호흡을 맞추려면 평소 위치보다 약간 뒤쪽에 자리를 잡아야할 것이다. 모드리치도 100% 컨디션이 아니기에 더 많이 움직여 공수 밸런스를 유지시키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그러다 상대의 패스를 차단한 뒤 역습 기회가 생기면 본인들의 킬패스 능력으로 최전방의 베일-벤제마-(크리스티아누)호날두 등 'BBC 트리오'에게 잘 연결시켜주면 된다.
카제미루는 본래 크로스의 대체자로 최우선 꼽히는 선수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에스파뇰전에서 다리 부상으로 한 달 간 쉰 게 문제다. 때문에 '마드리드 더비'보다 '엘 클라시코" 때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코바치치는 모드리치의 조연에 어울리는 미드필더다. 그런 면에서 하메스나 이스코에 비해 수비 쪽에 더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반면 중원에서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카제미루가 복귀하면 벤치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4명의 미드필더들은 각기 장단점이 다르지만 최우선 덕목은 '중원 사령관' 모드리치의 보조 역할을 잘 해야한다는 것이다. 선발된 선수는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면서 팀 성적에도 기여한다면 크로스가 복귀한 뒤에도 본격적인 포지션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장민 스포츠칼럼니스트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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