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논란' 박태환, 첫 심경 밝혀..."(김종 차관) 무서웠지만 올림픽 생각 뿐"

입력 : 2016-11-21 10:22:23 수정 : 2016-11-21 1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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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사진=포커스뉴스 제공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올림픽 포기 외압 논란에 박태환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태환은 21일 일본 도쿄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당시에는 너무 높으신 분(김 전 차관)을 만나 무서웠지만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박태환은 "기업 후원이나 대학 교수 관련 얘기가 있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어떻게 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그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차관을 만나서 든 생각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무게, 책임, 무거움 등을 느끼긴 했지만 그런 것보다 선수로서 출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박태환의 관계자는 지난 5월 25일 김 전 차관이 박태환 소속사 관계자,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함께한 자리에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주겠지만,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단국대학교 교수 해야할 것 아냐.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라며 박태환의 회유를 시도했다.
 
이 같은 외압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박태환이 직접 심경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또 그는 부진했던 리우올림픽에 대해서는 "핑계대고 싶지 않다"면서도 외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비교적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 지난 17~20일 참가한 도쿄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100m, 200m, 400m, 1500m를 석권하고 4관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후배를 이끌고 참가한 400m 계영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대해 박태환은 "경기를 잘 마무리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오랜만에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리게 돼 너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당장은 내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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