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60) 9단이 일본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딥젠고'와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머 쥐었다.
조치훈 9단은 23일 일본 도쿄 이치가야의 일본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딥젠고와의 제2회 바둑 전왕전 3국에서 167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19일 열린 1국에서 22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조치훈 9단은 20일 열린 2국에서는 179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하지만 조 9단은 이날 승리를 챙기면서 종합전적 2승 1패로 딥젠고를 꺾었다.
종국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치훈 9단은 "딥젠고가 초반 집을 너무 쉽게 내줘 이런 바둑도 있구나 의아해했다"면서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대가 이긴다면 포석 연구를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머릿속이 복잡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점과 강점이 뚜렷한 딥젠고가 약점을 극복한다면 정말 강해질 것으로 본다. 생각보다 인간적인 바둑을 두어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록 패했지만 딥젠고는 몇 개월 사이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이 대결을 펼친 '알파고'를 보고 일본이 8개월 동안 개발한 인공지능이다. 일본기원이 협력,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딥젠고는 지난 3월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일본)에게 불계패했지만 7월엔 한국의 조혜연 9단에게 2점으로 도전해 승리했다.
이번 조치훈 9단과의 대결에서는 1승을 챙겼다. 프로기사를 이긴 인공지능은 '알파고'에 이어 '딥젠고'가 두 번째다.
한편 이번 대국은 덤은 6집반으로 제한시간 2시간에 초읽기는 1분 3회로 진행됐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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