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진박(진짜 친박근혜)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비록 세상을 구하진 못할망정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내가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히며 "그 한 명이 일반 시민이든 대통령이든 마찬가지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게 바로 보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야3당이 제출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죄목을 잔뜩 갖다 붙였는데 근거는 없다. 검찰의 공범 공소장과 언론기사를 15개 첨부한 게 전부"라며 "검찰의 중간수사결과와 언론기사를 가지고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니 다른 나라에서 알까 두렵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은 재판은커녕 아직 조사도 받지 않았다. 특검은 이제 막 출범했다"면서 "야당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받아도 억울하다 하고 대통령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죄인이다. 나라를 팔아먹은 것도 1원 한 푼 받은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범죄를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하다하다 이젠 세월호 책임도 대통령 탄핵사유에 들어간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면서 "그냥 솔직하게 '박근혜가 미우니까 나가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고 꼬집었다.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나라의 정책으로 생각했을 거다. 역대 정권의 모금액수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라며 "이젠 여성대통령이 미용주사를 맞았는지까지 뒤진다. 알권리를 빙자한 무지막지한 인격살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진행되는 탄핵안 표결과 관련, "용케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헌재에 가면 기각될 것"이라며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법위반이 있어야 한다는 게 헌재의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에 찬성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아내가 남편 흉을 보다가도 막상 남편이 동네사람들에게 얻어맞으면 남편 역성을 드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며 "그럴 때 같이 남편의 멱살을 잡는다면 그 집구석이 과연 얼마나 잘 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건 개인적인 의리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으로서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라며 "저는 적어도 내가 살기 위해 남을 밟고 가는 그런 짓은 못한다"고 말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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