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터키, 독일, 스위스에서 테러 공격이 잇따라 발생해 유럽 전역이 불안에 떨었다.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안드레이 카를로스(62)가 19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한 전시회에서 터키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NTV에 따르면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가 수도 앙카라의 한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사진전에서 축사를 하던 중 현장에 잠입한 검은색 양복 차림의 괴한이 뒤에서 쏜 총을 맞았다.
중상을 입은 카를로프 대사는 사건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총격범도 현장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8발의 총을 발사하기 직전 "알라후 아크바(Allahu Akbar·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쳐 급진 이슬람 테러 공격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또 범행을 저지르기 전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며 "탄압에 기여한 모든 자들은 한명 한명 모두 죽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터키 내무부에 따르면 저격범은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22)라는 이름의 터키경찰관이다.
일부 언론은 알튼타시가 터키 쿠데타 연계 혐의로 최근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숨진 카를로프 대사는 40년을 외교가에서 일한 정통 외무관료로 한반도와도 인연이 있다. 한국어에 능해 2000년대 초·중반 북한 주재 대사를 지냈다.
한편, 독일 베를린에서는 19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려고 인파가 몰린 상가를 트럭 한 대가 돌진해 최소 9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베를리너 차이퉁과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이날 오후 트럭이 카이저 빌헬름 메모리얼 교회 근처에 상가가 밀집한 곳을 덮쳤다고 보도했다. 현재 용의자는 체포된 상태다.
비극의 현장은 베를린 시 서쪽에 있는 유명 관광지다. 느닷없는 트럭의 돌진으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태가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와 연관됐다는 증거를 포착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공격 형태가 지난 7월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와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해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당시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니스 트럭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19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취리히 시내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도 괴한의 총격으로 3명이 다쳤다고 스위스 공영방송 SRF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취리히 경찰은 시내 중심가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만 밝힌 뒤 사건 현장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범인은 총을 쏜 뒤 시내 전철역 방향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의 국적과 외부 테러 단체와 관련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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