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시중은행인 NH농협은행이 설연휴 나흘동안 전산망 정비를 이유로 금융거래를 중단하자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농협은 설연휴 첫날인 27일 0시부터 금융거래 이용을 못하게 했는데 이는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30일 24시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특히 연휴로 인해 시중의 지점들이 문을 내린 가운데 인터넷과 모바일, 자동화 기기마저 작동을 멈춰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텔레뱅킹이 일제히 중단됐다. 또 계좌이체 및 조회, 자동화기기 입금, 출금, 계좌이체 및 조회, 타 금융기관을 이용한 농협계좌 입금, 출금, 계좌이체와 조회 업무 등도 올스톱됐다. 사실상 농협의 금융거래가 전면중단된 셈이다,
이뿐 아니다. 체크카드의 경우 연휴 첫날을 제외하곤 28, 29, 30일 이용이 불가능하고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과 현금카드도 연휴기간 동안 사용할 수 없다.
농협측은 홈페이지와 문자메세지를 통해 '전산시스템 재구축으로 인해 금융거래가 중단됐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를 미처 알지 못하거나 사전 대비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거세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농협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고 있는 K씨는 "27일 인터넷 뱅킹의 계좌이체를 통해 거래처에 물품대금을 송금하려 했는데 은행 홈페이지 접속이 안돼 당황했다"며 "아무리 시스템 정비라고 해도 국내 굴지의 은행이 이렇게 나흘동안 완전히 문을 닫고 소비자들에게 참으라고 강요하는 건 일종의 갑질"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동화 기기(ATM)에서 현금을 찾으려던 P씨도 "설명절 세뱃돈을 찾으려고 ATM를 이용하려 했지만 작동이 안돼 결국 돈을 찾지 못했다"며 "아이들이나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을 어디선가 빌려야 할 형편"이라고 발길을 돌렸다.
급전이 필요했던 C씨 역시 "현금서비스가 작동되지 않아 이용하지 못했다"며 "시스템 정비는 평소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해도 충분할텐데 연휴기간 내내 이용을 막는 건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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