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 뼈가 납작하게 내려 앉는 질환인 척추압박골절은 낙상,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척추압박골절 수술 환자 2명 중 1명은 충격이나 외상 없이 자신도 모르게 골절이 나타나는 경우가 잦았다.
연세바른병원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척추압박골절 내원(수술)환자 92명을 조사 한 결과 55.4%는 낙상·외상 없이 골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30.4%는 ‘척추에 무리가 갈만한 활동을 한 적도 없어, 골절 이유 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0.7%는‘일상생활에서 물건을 들다 삐끗’, 4.3%는 기타(기존 수술, 질환 이력)의 원인’이라고 했다.
척추압박골절은 극심한 통증 및 원인이 확실하게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는 경우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고 나서야 정밀진단을 통해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
최근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은 60대 K씨는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았다. 그는 넘어지거나 부딪힌 적이 없었는데 허리가 골절됐다며 의아해했다.
연세바른병원 조보영 원장은 “척추압박골절은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 요통을 유발하고 허리가 굽어지는 척추변형 및 합병증이 올 수 있다”며 "골절된 뼈가 신경을 압박해 경우에 따라서는 2차적인 척추협착증 증상도 발생할 수 있어 이상을 느끼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즉시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뚜렷한 외상이 없는 척추압박 골절은 나이와 뼈 건강(골밀도)과의 관련성이 깊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환자의 평균나이는 57.5세로 폐경기, 노화 등으로 인해 골밀도가 낮은 환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환자 92명 중 72명의 골밀도 수치는 모두 정상인 골밀도 수치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 중 87.5%는 수배로 낮은 상태였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가 주원인이며, 골밀도가 매우 낮은 환자의 경우 가벼운 재채기나 체중에 의해서도 척추의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규칙적인 운동과 다양한 영양섭취로 근육을 발달시키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목 원장은 "척추압박골절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며, 수술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보존적 치료를 시작해야 더 큰 후유증이나 척추 변형 같은 심각한 상태를 피할 수 있다”며 "평소 주기적인 자가 검진을 통해 자신의 골밀도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척추압박골절 환자는 본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수영, 조깅, 가벼운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칼슘 및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 위주로 섭취해야하며 짠 음식은 몸속 칼슘을 빼내기 때문에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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