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이하늬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장녹수를 표현해 시청자들 마음을 살살 녹여 역대급 캐스팅이라는 평을 받았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길동(윤균상)과 공화(이하늬)가 운명적으로 재회한 후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서정적인 소리와 우아한 부채춤을 선보인 공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양반들의 놀음에서 소리를 맡은 공화는 눈과 귀를 사로잡는 목소리와 동작으로 그들을 들었다 놨다하며 휘어잡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 시선까지 빼앗았다. 표정과 손짓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노래 소리가 조화를 이뤄 공연을 감상하듯 빠져들게 만든 것.
더욱이 자신의 음율을 유일하게 알아보며 예인이라 칭하는 길동과 길을 걸으며 호흡을 맞추는 장면은 인상적 명장면으로 탄생하게 했다. 함께 길을 걸으며 소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교감을 나누는 두 사람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이 아름다웠다.
이렇듯 예인으로서 인정받는 공화 모습은 이하늬이었기에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실제 국악을 배우고 서울대학교에서 전공한 이하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끼와 재능을 작품 속에서 마음껏 펼쳐보였다. 오랫동안 갈고 닦아온 실력을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여 몰입감을 높였다.
극 말미에 공화가 길동에게 기생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울렸고 힘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공화 사연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그는 풍부한 감정 연기로 사연을 가진 공화(훗날 장녹수)의 처절하면서도 애달픈 심정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했다.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예인으로서의 장녹수를 그려내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캐스팅이 될 수 없다는 호평을 받은 이하늬가 앞으로 어떤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허균 소설 속 도인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을 재조명한 사극이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홍정원 기자 mama@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