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사건에 사용된 독성물질이 살충제 성분인 메틸 파라티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김정남 사인 규명을 돕는 화약 분야 전문가들은 맨손에 묻어도 아무런 영향은 없지만 김정남을 2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메틸 파라티온으로 추측하고 있다.
메틸 파라티온이 김정남의 눈 점막이나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됐다면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신경작용제나 독가스인 VX만큼이나 치명적인 메틸 파라티온을 살충제 성분이지만 화학무기로 분류한다.
통상 갈색 액체 형태로 유통되는 메틸 파라티온은 맨 살에 닿더라도 물로 바로 씻어내면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다. 때문에 범인들이 즉시 손을 씻었다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체에 유입된다면 치명적으로, 전문가들은 인체를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려는 '아세틸콜린에스테제'라는 효소의 분비가 정상의 6%까지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신문은 2명의 용의자에 대한 검사결과 메틸 파라티온이 거의 흡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김정남의 혈액 샘플이 사망 후 바로 채취된 데 반해 용의자들은 하루 이상 지난 시점에서 채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았다. 범인들은 김정남의 등 뒤로 접근해 손으로 얼굴을 감싸 문질렀고, 김정남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다. 피습 직후 사망까지 2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