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차명 주식을 꽁꽁 숨겨왔던 신세계가 과태료를 내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전·현직 임원의 명의로 허위 공시한 신세계·이마트·신세계푸드 등 3개사에 과태료 5천800만원을 부과하고 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987년부터 신세계와 차후 신세계에서 인적분할 된 이마트 주식 일부를 구학서 고문 등 3명의 전·현직 임원 이름으로 보유, 관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1998년 신세계푸드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했던 주식 역시 차명으로 사들여 관리하고 있었다. 
 
특히 공정위에 제출하는 동일인 지정자료, 주식소유 현황 자료에도 이 회장의 주식을 퇴직 임원 등의 소유 주식을 표시하는 '기타란'에 합산해 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주식의 취득 또는 소유는 명의와 관계없이 실질 소유관계를 기준으로 명시해야한다는 것에 위배된다.
 
하지만 이 회장의 차명 주식이 모두 신세계 그룹 집단에 국한돼 새로운 위장 계열사를 지배하는 등의 위법행위는 없었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또 차명 주식을 통한 상호출자, 신규순환출자, 총수일가 사익 편취 등의 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이전에 지정자료 허위제출 건으로 제재를 받은 사실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공정위는 고발 결정 없이 신세계 1천 800만원, 이마트 1천800만원, 신세계푸드2천200만원이라는 과태료·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지방국세청은 2015년 이마트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 회장의 차명 주식을 발견하고 그룹 계열사로 조사를 확대해 미납 법인세 등을 포함한 추징금 2천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따른 조치로 신세계그룹은 국세청 조사 직후 차명 소유로 확인된 이마트 25만8천499주, 신세계 9만1천296주, 신세계푸드 2만9천938주 등을 이 회장 실명 주식으로 전환하고 공시한 적 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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