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이 여전하며 사업장 예방 교육이 강화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지난해 '평등의 전화 고용평등상담실'에 접수된 431건의 상담 중 118건(27%)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사항이었으며, 문의 내용 중 최고였다고 7일 밝혔다.
   
이어 임금체불 63건(14.6%), 출산휴가 50건(11.6%), 근로기준법  47건(10.9%) 등의 순이었다.
   
또 상사 등으로부터 인격 모욕을 당하거나 폭언을 듣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상담도 6건(1.4%)이 접수됐다.
   
고용 형태로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근로조건 상담이 각각 43.1%와 63.8%로 가장 높게 나왔고 성희롱 상담이 각각 31%와 19%로 뒤를 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자의 65.6%가 3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했으며, 53.6%가 입사 1년이 안 된 근무자다.
   
상담자 중 78%가 사장 등 직장상사를 성희롱 가해자로 꼽았으며 동료 직원에 의한 성희롱도 20.3%를 차지했다.

상담 내용 중 미혼 여성인 A씨는 인천의 한 목재회사에서 경리 직원으로 일했다. 사장은 수시로 점심을 함께하자고 했다. 이에 갖가지 핑계를 대고 거절하면 "조퇴하고 데이트하자"는 등 노골적으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리와. 한번 안아보자. 손 줘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A씨는 결국 더는 일 하기 어려울 것 같아 입사 2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상담 통화에서 "전에 그 회사에 다니던 직원도 성희롱을 당해 그만 뒀다고 들었다"며 "지금 근무하는 경리 직원에게도 (사장이) 추근대고 괴롭힌다"고 했다.
   
홈쇼핑 업체에서 일하는 40대 여성 B씨도 회사 임원의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을 겪었다.
   
상무는 회식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B씨의 손이나 허벅지를 만졌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내가 핥아줄게"라고 상무가 말했을 때는 당황해 낯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용기를 내 "불쾌하다"고 말하자 돌아온 건 폭언과 협박이었다.
              
인천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상담자들 상당수는 직장상사의 성희롱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을 때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사업주에 대한 성희롱 예방 교육을 더 강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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