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가 개인방송 BJ 되는 시대'…뉴미디어 이용자를 잡아라

입력 : 2017-03-16 08:55:2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아프리카TV-유튜브 라이브 등 홍보창구로 각광
실시간 소통-친근 이미지 구축 등 일석이조 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대통령 선거일이 5월로 확정되면서 유력 후보들이 최근 트랜드에 맞춘 뉴미디어 활용 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두 달 남짓 남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 기성층은 물론 젊은층까지 사로잡기 위해 TV 등 전통 미디어와 함께 온라인 뉴미디어로까지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국민 곁에 보다 가까이 다가간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4일 아프리카TV 플랫폼을 통해 BJ로 나섰다. 그간 대선 주자가 유명 BJ들이 전하는 온라인방송에 출연한 적은 더러 있었지만 자신이 직접 개인방송 진행자로 나서기는 이 시장이 처음이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못다한 이야기, 왜곡된 이야기'라는 주제로 더불어민주당 후보 토론회 직후 소회를 밝혔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을 계속 만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시장의 BJ 변신은 같은 달 12일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아프리카TV 인기 BJ '공신' 강성태씨의 '청년들을 위한 멘토링' 방송 출연이 계기가 됐다. 두 시간 남짓 BJ 공신과의 일대일 대담, 시청자들과의 질의 응답이 오간 생중계는 시청자 수가 6만 명을 넘었다.
 
BJ 공신은 지난 1월 자신의 방송에서 소위 '정치인 띄우기'가 아닌 정말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팩트 폭력(사실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콕 찔러 공격한다는 신조어)'을 하겠다며 대선 주자 출연 소식을 알렸다.
 
첫 번째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출연했다. 안 지사가 등장한 아프리카TV 방송 역시 시청자가 6만 명에 달했다.
  
2월에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BJ 공신 방송에 출연해 청년들과 소통했다.
  
세 대선 주자에게 송곳 질문을 던진 BJ 공신은 "어려운 형편에서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기까지 많은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줬을 것"이라면서 "학생과 청년 눈높이에서, 또 실시간 생방송이 가능한 라이브 플랫폼에서 정치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전했다.
 
2002년과 대선이 지상파 토론회와 TV 광고로 위력을 떨쳤다면 2012년 대선에서는 SNS가 각광을 받았다. 올해는 아프리카TV와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등 개인방송이 급부상하고 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미디어라는 특징뿐 아니라 즉석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는 쌍방향 소통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역시 지난달 JTBC '뉴스룸' 출연 직후 이어진 페이스북 라이브 조회수가 12만명을 넘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부인 김미경 씨와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직접 채팅으로 대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방송도 큰 인기를 끌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아예 페이스북 라이브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동시에 진행했다.
 
유튜브는 임팩트 있는 짧은 동영상을 올리기에 최적화된 전진기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히트텍'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은 큰 화제를 낳았다.
 
인스타그램은 주류 미디어의 정형화된 사진에서 벗어나 일상의 소탈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안깨비' 사진 한 장으로 1만여개의 댓글 환호를 받았다.
 
이 같은 흐름과 관련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와 종이신문 등 뉴스 소비에만 머무르는 시대가 지났다"면서 "대선 주자 등 정치인들은 얼마나 대중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화두로 생각하고 있다. 개인방송 등 라이브 플랫폼에 대한 영향력은 향후 더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