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이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 상황에 공감하고 재도약을 위한 토대 마련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나경원(자유한국당), 노웅래(더불어민주당), 김세연(바른정당), 이동섭(국민의당) 등 여야 4당 의원들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내 게임 생태계 진단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 "한국 게임 위기" 한 목소리…양극화·부정 인식·정부규제 등 공감
이 중 처음으로 연단에 오른 나경원 의원은 "10년 만에 (게임산업 등을 담당하는) 교문위로 복귀했는데, 그 사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운을 뗐다.
나 의원은 "최근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미래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는 심해지고, 투자 위축과 내수시장 포화로 국내 게임 생태계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해지는 글로벌 게임시장의 경쟁도 국내 게임산업에 큰 위협"이라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더 이상 우리나라를 게임강국으로 부를 수 없다는 자조적인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웅래 의원 역시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게임이 안정기에 접어든 2013년 이후 연평균 4.8%씩 성장하고 있다"면서 "'풍요 속 빈곤'이다. 표면상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에 비해 고용은 점점 하락하는 등 게임산업이 계속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의원은 "게임산업이 4차 산업시대를 견인할 신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 부정적 인식개선, 진흥과 규제의 합리적 조화 등을 어떻게 일궈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오버워치' 등 외산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e스포츠 실정을 지적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게임 이용자가 '하는 게임'과 '보는 게임'이 일치할 때 게임산업과 e스포츠 산업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데다가, 일부 게임을 제외하면 사실상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규모도 아니라는 것.
이동섭 의원은 "우리나라는 왜 'LOL'이나 '오버워치'처럼 이용자가 직접 '하는 게임'인 동시에 '보는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그래야만 특정 게임의 인기가 식어도 국내 e스포츠 시장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또 게임개발자들은 최악의 근무조건에 노출돼 있는 등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라면서 "게임계에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는 '대한민국=게임강국' 공식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오늘 자리를 통해 우리나라 게임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이 제시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출시된 지 20년이 지난 '스타크래프트'의 리마스터 발표에 열광할 정도로 게임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우리 국민이다. 우리 국민이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는 게임정책을 만들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韓게임산업 '풍요 속 빈곤'…적극적 지원 약속
자리에 함께한 또 다른 의원들도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을 약속했다.
나 의원은 "우리에겐 지금까지 '게임강국'으로 불리기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 그리고 게임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서 "이러한 밑거름을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전세계를 다시 호령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나 역시 오랜 의정생활을 통해 쌓아온 정책적 자산을 바탕으로 산업 발전을 도울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노웅래 의원은 "단발성 정책이 아닌 긴 안목에서 게임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확보해야할 지, 토종게임들이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어떻게 마련해야할 지 고민해보겠다"면서 "게임산업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국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김세연 의원도 "힘든 시기에 게임콘텐츠 생태계를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만들어지게 돼 기쁘다"면서 "특히 여야4당과 정부, 그리고 게임업계게 함께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많은 분들이 함께한 만큼 게임산업 정책에 잘 반영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직무대행(제1차관) 역시 "게임업계가 겪고 있는 현재의 어려움도 정확하게 문제를 진단하고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 나간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면서 "업계와 학계, 정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문체부도 이 과정에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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