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커제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이라고 말했다.
커 9단은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불계패한 뒤 “알파고가 지나치게 냉정해 그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고 했다.
그는 “알파고와 바둑을 둘 때는 이길 수 있는 한 톨의 희망도 갖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지막 대국은 더 잘 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포석 단계에서 내가 생각해도 참기 힘든 악수를 뒀다”며 “시작하자마자 손실이 있었다면 어렵게 바둑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또 “전날 밤에 잠을 자지 못해 매우 긴장됐다. 줄곧 어떤 수를 써서 알파고에 응대해야 할지 생각했다”며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자책했다.
한편 커 9단은 이날 대국 도중 울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제한시간 1시간여를 남긴 시점에서 돌연 자리를 벗어났다가 10여 분 만에 돌아와 눈가를 닦으며 울먹거렸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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