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눈길을 모은다.
봉준호 감독의 이 작품 속 하마와 돼지를 합쳐놓은 듯한 동물 옥자와 친구 미자(안서현), 옥자를 이용하려는 미란도그룹 그리고 비밀 동물보호단체까지, 각기 다른 개성과 목적을 지닌 캐릭터들이 꽤나 매력적이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의 비밀 프로젝트에 의해 생겨난 옥자는 큰 덩치와 외모와는 달리 수줍음 많은 내성적 성격의 동물이다. 맑은 눈빛을 지니고 있어 더욱 반전 캐릭터다. 미자와 산에서 뛰어 놀고 홍시를 따 먹고 계곡에서 낚시하는 것 외의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옥자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 마음을 움직일 작정이다.
그런 옥자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인 소녀 미자는 강원도 산골에서 할아버지(변희봉)에 의해 키워져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인물이다. 둘만의 언어와 눈빛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옥자와 미자의 교감은 가슴 뭉클함을 선사하고 옥자를 구출하기 위해 뉴욕까지 오는 여정을 마다하지 않는 미자의 모험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는 화학회사로 시작한 미란도를 환경친화적인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마케팅에 집착한다. 카메라 앞에선 고객을 위한다며 미소 짓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탐욕스러운 인물. 한 때 동물을 사랑했지만 자신의 새로운 전성기를 위해 그들을 이용하는 동물학자 죠니 윌콕스(제이크 질렌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루시의 오른팔 프랭크 도슨(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 미란도그룹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욕망을 드러낸다.
또 미란도그룹의 실체를 폭로하기 위해 옥자와 미자의 도움이 필요한 비밀 동물보호단체 ALF의 멤버들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시선을 붙잡는다. 조용하지만 강한 카리스마로 멤버들을 이끄는 ALF 리더 제이(폴 다노), 한국계 미국인 멤버로 미자와 ALF 간의 통역을 담당하는 케이(스티브 연), 대범하면서 세심한 성격의 홍일점 멤버 레드(릴리 콜린스) 등 다양한 매력의 멤버들은 동물을 위해서라면 희생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엉뚱함과 톡톡 튀는 개성을 발산해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처럼 특별한 동물 옥자를 비롯해 기존 영화들에선 볼 수 없었던 개성과 매력을 뿜어내는 캐릭터들과 각자 다른 목적으로 충돌하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스토리는 이 영화만의 예측할 수 없는 재미와 함께 감동을 안긴다. 봉 감독의 두 번째 할리우드 프로젝트 '옥자'는 관람등급은 12세 관람가로, 오는 29일 넷플릭스와 극장을 통해 공개된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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