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가상현실(VR) 테마파크 시장에 도전한 지 꼭 1년 만에 콘텐츠 기획 및 개발에서부터 어트랙션(놀이기구) 제작, 그리고 1호점 오픈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일반적 사례에 비춰보면 콘텐츠 개발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트랙션 설계 및 제작에도 비슷한 사이클의 시간이 투입된다.
이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열 명 남짓의 스타트업에서 회사 설립 1년 만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 완성도를 상용화 버전으로까지 끌어 올리고, 또 이를 실제 오프라인 매장 오픈으로까지 연결시키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난 1년간 이 회사에서 완성시킨 타이틀만해도 9종에 달한다.
심지어 지난달 부산에 문을 연 이 회사의 VR 테마파크 1호점은 일평균 1천여명, 월평균 3만여명의 방문객을 모으는 등 첫 발부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이는 작년 6월 설립된 홍빈네트워크코리아(대표 진호석)의 이야기다.
◆ 출범 1년…VR콘텐츠·어트랙션 개발부터 오프라인 진출까지
최근 강남 서울사무소 인근에서 만난 진호석 대표는 홍빈네트워크코리아의 가파른 성장과 빠른 시장 안착의 배경으로 '사람'을 꼽았다.
"제가 게임업계에 발을 디딘지도 벌써 17년이 됐네요. 우리 구성원들의 면면도 그렇습니다. 평균 14년 이상의 업력을 지녔죠. 콘솔에서 온라인, 또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변화들을 일선에서 직접 겪었고, 그간의 경험들을 토대로 차세대 플랫폼으로 꼽히는 VR에 대응하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 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죠."
신규 플랫폼의 등장과 그에 대한 대응이 '도전'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새로운 모험은 아니었다는 게 진 대표의 설명이다. 게임업계에서 잔뼈 굵은 사람들이 모인 터라 지난 1년간 사업을 이끌어오면서 막힌 부분이 없었다는 것.
특히 그는 뛰어난 기획도, 경험에 기반한 노하우를 앞지를 수 없고 이 같은 전략이 시장에서 빠르게 통했다면서 회사의 저력을 강조했다.
진호석 대표가 주창하는 도심형 VR 테마파크의 흥행요소는 ▲콘텐츠 기획 및 제작능력 ▲공간에 대한 디자인 ▲하드웨어 표준화 등 세 가지다.
홍빈네트워크가 선보인 VR테마파크 '버추얼 아일랜드 미니' 역시 이러한 요소들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버추얼 아일랜드'라는 가상의 휴양지를 콘셉트로, 20평 규모의 공간 안에서 다양한 VR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놨다.
단순히 VR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어떤 공간에서 어떤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또 어트랙션을 통해서는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등 VR 테마파크 오픈에 앞서 무수한 고민을 거쳤다.
진 대표는 "VR테마파크란 VR게임을 비롯해 공간, 어트랙션 등 모든 요소요소가 한 데 어우러질 때에 비로소 하나의 제품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 "게임에 대한 재미, 공간에 대한 재미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각 VR콘텐츠 특성별로 필요한 디자인은 다르더라도 각종 콘텐츠에 범용 활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어트랙션)에 대한 표준화 작업도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하드웨어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 및 제작비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부산 1호점 시작으로 내달 2호점 오픈 예정
진호석 대표의 첫 작품인 '버추얼 아일랜드 미니' 1호점에서는 1인용 수상 오토바이 레이싱 VR게임에서부터 카트를 타고 버추얼 아일랜드 곳곳을 탐험하는 4인용 탑승형 어트랙션, 1인칭 레일 슈팅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계란형 의자에 앉아 360도 가상현실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남녀노소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지향하는 만큼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진 대표는 "크게 보면 어트랙션에 대한 차별성은 의미가 없다. 그 안에 담은 콘텐츠가 답"이라고 말하며 "게임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매력의 콘텐츠를 투입, 다시 찾고 싶은 VR 테마파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오는 7월 신규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면서 "당초 석 달에 1개 매장 오픈 정도를 생각했었는데, 지금 상황으론 그보다 3~4배 정도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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