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이 MBC 수목미니시리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회가 거듭될수록 왕의 자리에 대한 욕심,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연정을 극강으로 터트려내며 점점 흑화되는 모습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를 이끌고 있다.
극중 이선(엘)은 더 이상 편수회 대목(허준호)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왕에만 머물지 않고 왕권에 대한 욕망을 높여가는가 하면, 사랑하는 여인을 향해 질투와 집착이 거세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수회 입단식에서 세자(유승호)가 피를 토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봤을 만큼 소름끼치도록 잔인해지고 있는 이선(엘)은 3단계의‘흑화(黑化)'를 거치면서 독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선(엘)이 왕의 자리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 시발점은 궐 안에서 가은(김소현)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자신의 아버지를 참수한 세자에게 복수하고자 궁녀로 입궁한 가은과 마주친 이선은 어렸을 적부터 가져왔던 연심이 되살아 났고 왕이 되어 가은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후 이선은 자신이 연모하고 있는 가은이 다름 아닌 세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세자가 사라진 후 이선은 대목(허준호)에 의해 짐꽃환에 중독됐고, 보름마다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어왔을 뿐만 아니라 대목과 대비(김선경) 사이의 권력 암투에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세자가 대목이 무서워 도망친 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여겼던 이선은 급기야 가은과 세자가 깊은 애정 관계라는 사실에 질투심을 터트렸고 세자가 자신의 여인까지 가로챘다고까지 생각, 서슬 퍼런 독기를 드리웠다.
결국 이선은 가은이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세자에게 그간 참았던 설움과 분노를 쏟아내며 자신 역시 가은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심지어 대목의 계략에 의해 세자가 보냈다는 짐꽃환 해독제를 먹은 상궁이 죽게 되자, 세자가 자신을 죽이려한다는 오해까지 하게 됐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이선은 가면을 벗고 가은에게 보부상 두령이 진짜 세자라 밝혔고, 세자에게는 돌아오지 말라며 다시 돌아오면 직접 세자를 죽이겠다는 소름끼치는 협박까지 했다.
이것도 모자라 이선은 대목에게 제안, 세자가 짐꽃환을 먹고 죽어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는가 하면, 대비를 비롯해 관료들까지 짐꽃주에 중독되게 만들었다.
이후 이선은 가은에게 세자는 진짜로 죽었다며 이제 자신이 왕이고, 자신의 마음은 진짜라는 말로 가은에게 읍소했다. 흑화되면 될수록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살기어린 기운을 발산해 극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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