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반(反) 체제 양심수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시신을 화장했다고 15일 밝혔다.
중국 선양시 정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전 중 류샤오보의 가족과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장식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류샤오보는 지난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중국의대 제1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13일 숨졌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2009년 12월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2010년 5월부터 랴오닝성 진저우 감옥에 수감됐고, 지난 5월 말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암 판정을 받게 돼 가석방됐다.
선양 소재 중국의과대학 제1부속병원에서 한 달여 동안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류샤오보는 지난 11일부터 패혈성 쇼크, 복부 감염, 장기부전 등 위중한 병세를 보여왔다.
한편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한 것을 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류샤오보의 시신을 보존하거나 유골을 매장할 경우, 그의 묘가 중국 내 반 체제 세력 결집 장소가 될 수 있기에 서둘러 화장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지난 1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유족들이 시신의 냉동 보존을 희망했으나 당국은 이른 시일 내 화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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