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북극곰 통키를 살려주세요"..에버랜드 "물 교환 때 촬영한 것"

입력 : 2017-07-31 15:14:32 수정 : 2017-07-31 15: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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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에버랜드에서 사육하는 고령 북극곰 '통키'가 연이은 폭염 날씨에도 적정 온도를 벗어난 열악한 사육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최근 에버랜드를 방문 조사한 결과 통키가 34도에 이르는 땡볕 더위 속에서 물이 없는 방사장에 홀로 방치돼 있었다고 27일 밝혔다. 
 
이틀 후 두 번째 방문 조사를 나갔을 때도 방사장의 물은 발목까지 정도만 차 있었다고 케어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케어는 통키의 방사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통키는 영상 속에서 폭염에 지친 듯한 모습으로 고무 대야 속 고인 물에 코를 박고 더위를 식히거나 발을 담그려고 애쓰고 있었다.
 
영하 40도까지 적응할 수 있는 북극곰이 영상 30도가 넘는 높은 온도와 습도를 견디기란 사실상 형벌에 가까운 고통이다.
 
사실 북극곰의 사육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던 통키가 정신질환인 정형행동을 보이는 것이 외부로 알려져 한차례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에버랜드는 북극곰 방사장 내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외부 그늘막을 확보하는 등 대대적인 사육 환경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소연 대표는 "현장을 방문했을 때 더운 날씨에 힘겨워하는 통키가 물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북극곰의 평균 수명이 20~25세인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 22살인 통키는 고령에 속한다. 이 때문에 사육 환경 개선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버랜드는 새로운 북극곰의 전시를 더 이상 하지 말고 통키의 사육 환경을 많이 개선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동물단체에서 촬영한 영상의 경우 주 2회 깨끗한 물로 교환, 청소하는 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여름철 통키 서식 공간의 온도는 북극곰 서식지인 캐나다 마니토바 지역 여름 평균기온(20도)보다 낮은 18도로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통키의 거주 환경은 1970년대 건립 당시에는 250톤 규모 전용풀을 갖춘 최신 시설이었지만, 지금의 시각으로 볼 때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 나이로 치면 70살~80살에 해당하는 고령이라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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