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김 회장은 21일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후임에는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근영 동부화재 고문이 선임됐다. 동부그룹은 "이근영 회장은 공직과 민간부문에서 경륜과 경험을 쌓아 왔으며, 동부그룹 여러 계열사의 사외이사, 고문을 역임하는 등 동부와는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면서 "김준기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고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장남인 김 회장은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든 뒤 1970년대 중동건설 경기 붐을 타고 사업을 키웠다. 이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하고 보험과 전자, 제철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7월 말 신병치료차 출국해 현재 외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