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국정 농단 혐의의 핵심 증거가 됐던 '태블릿PC'에 대해 "처음 봤고 사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9일 열린 최씨의 직권남용혐의 재판에서 태블릿PC의 실물을 확인하는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PC가 공개석상에 보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날 "PC의 전원을 켜면 자동 생성 파일 등으로 인해 저장된 자료의 해시값이 달라진다는 검찰 성명이 있었다"며 "또 다른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해 전원을 켜지 않고 외관만 살피는 방식으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공개된 태블릿PC는 하얀색 삼성전자 제품으로, 뒷면에는 상품의 모델 번호(SHVE140S)와 시리얼 넘버(R33C30PLGTZ 32GB), 바코드, AS 안내 문구 등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최 씨도 이 자리에서 직접 PC를 관찰했다. 그는 "저는 오늘 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PC를 쓰지 않았다"며 "고영태의 기획적인 그런 거에 검사님들이 일부 가담하거나 JTBC가 국정 농단을 한 것이 아닌가 1년동안 의심하며 요구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최씨 측에서 저희가 PC를 숨긴 것처럼 말하는데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PC 내 자료를 보고 최씨의 동선과 일치한 점, 최씨가 이 PC를 사용했다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진술을 통해서 증거로 낸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개된 PC는 지난해 10월 JTBC가 처음 보도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하지만 최씨 측은 재판 내내 "조작된 증거이므로 실물 검증과 감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상록 기자 srkim@